록키는 그 전에 여행으로는 왔지만 산행은 첨이고
얼레 벌레 따라 나섰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서 보니 차츰 윤곽이 드러난 듯 무엇이 느껴졌다.
아마 주최측(?)에서 록키 등반을 계획하면서
'오하라 레이크 추레일' 을 등반 하는 이 날을 제일 염두에 두고 산행 일정을 짯는 듯이 보였다.
마치 고음을 향해 올라가는 음정처럼
배에 힘주고 목은 힘을 빼고는 한 음정씩
박자에 맞춰 자연스레 리드미컬하게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첫날부터 몸을 적당히 풀게끔 조금씩 적응시켜주어서
이쯤 되니 단련이 되어 훈련소를 갖 수려한 정에군인이 된 것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클라이 막스가 '오하라' 가 되고
메인 이벤트가 된다는 의미를 깨달았다.
주최측에서 일정자체를 참 잘 짠 것 같다.
그동안 이십년 산사모의 경험으로 이십주년 기념 등반를 뜻깊게 가질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그런 멋있는 오하라 산행을 모든 회원들이
다 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캐나다 록키에서도 유명하지만
사실 전세계적으로도 더 알려진 오하라 이기도 하다. 그런 오하라 이지만 영리 목적보다는 환경 보호
차원에서 입산 인원을 엄격히 관리하기 때문에
쉽게 접근을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오하라 호수 까지 가기위해서는 주차장에서 오하라 호수 까지의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그 셔틀 버스 예약을 쉽게 할 수가 없다.
일년에 한번 사월초인가에 하지만 정말 힘들다고 한다.
이번에도 작년부터 계획해서 준비를 했지만 오분 만에 예약이 끝났다는 것을 뒤에 알았다.
칠십명넘는 회원이 노력을 해도 할 수가 없었다.
새벽부터 기다리다가 했는데도.
사실 그때는 오하라가 '뭐! 그게 대단한가' 하면서 이해불가 였지만..
그래도 산사모의 열정은 포기를 못하고
셔틀 버스가 운행되는 12 킬로미터의 거리까지도
포함해서 산행 계획을 짜 넣기로 했다.
하지만 비포장 도로 에다가 가파르다는 것 외에는
사전 정보가 없어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 누구나
산행 하라고 부추길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셔틀버스 구간의 왕복 24 킬로미터 와 본 산행 거리 16 킬로미터 정도 예상해서 40 킬로미터를 걸어갈 각오를 해야 했다.
군대 훈련소에서 해보는 '백리 행군' 도 아니고
이 나이에 이런 것을 해보나 하는 기대감에 살짝
설레이기는 했다.
그래서 동안 농담조로 이렇게 등반할 특공대 를 모집한다는 얘기를 하곤 했었다.
그렇지만 오하라 호수에는 하이킹 코스가 많지만
산사모에서는 등반 전문 수준에 이르는
알파인 코스를 갈 예정이어서 코스 자체의 위험성도 있었다.
그 코스는 보통의 아마추어 하이커가 가기엔 고소공포증을 느낄 만큼 절벽에 가까운 곳도 많이 있어 위험한 요소도 많고 해서 논란이 많았었다.
그래서 어젯밤 최종적으로 미니 밴 한 차만 운행해서 산행 인원을 7 명만 뽑기로 하고 나머지 회원들은
다른 산행 코스를 가도록 회유 (?)를 했었다.
하지만 아줌마 부대 (?)의 반발로 참여 인원을 늘일 수 밖에 없었다.
나증에 알았지만 지난밤 12시까지 계속 토론을 했던 모양이었다.
부부로 오신 분들 중에도 꼭 가야 겠다는 사모님과
웬만하면 아니 안전을 위해 참아 달라는 선배님과의
말싸움도 있었던 일도 들었다.
나중에는 길에서 죽겠다 는 사모님 비장한 각오에 백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런 저런 누구도 어떻게 될지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집합 시간을 앞당기는 것만 알고 가능하면 일찍 취침을 했었다
그리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해서 다른 날보다
훨씬 빠른 6시 30분에 로비에 집합을 했을때
19 명의 진지한(?) 대원들이 모였다.
차량도 전날 계획보다 3 배 가까이 3 대를 운행했다.
회장님은 산행하지는 않지만 이른 아침에 격려차 나와서 배웅을 해주셨는데 걱정어린 눈 빛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내 마음을 짠 하게 했다.
그 때 새벽이라 빛이 부족해 사진 조차 제대로 안나왔지만 걱정하는 회장님 모습의 사진을 보느라면 그 아침의 비장한 분위기로 시큰해진다.
그리고 또 가고 싶어도 일부러 민폐가 될까 싶어
포기하고 충분히 갈 수도 있지만 나머지 분들의 일정을 위해 아쉽게 포기하신 선배님들의 맘을 알기에 뭉클했다.
그래서 토론토에서 시도조차 없고 기록도 없었던 일을 해내었을때 성취감으로 뿌듯했지만
이 모든 분들의 맘과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들만의 등반이라기 보다는 전체 토론토 산사모 회원들의 등반이고 기록이라는 얘기를 했다.
어쨋든 그 쯤 되니 분위기가 무르익을때로 익어서
이른 아침 오하라 레이크 을 가는 미니밴 안에서
보이는 회원들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했다.
차창으로 지나는 록키의 풍경을 음미하며
주차장에 도착하고 보니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차량과 등산객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이 근처는 록클라이밍을 하는 전문 클라이머와 장비를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때 우리집에 외에 동양인의 모습도 보였고
한국말이 들려서 말을 해보니 캘거리에 있는 산사모
회원들이었다.
참 반가웠고 특히 그 쪽 회장님이 반가워 하시면서
여러가지로 친절한 설명을 해주셨다.
그래서 토론토와 캘거리 산사모의 동반 등반이 되었다.
입구에서 전체 인원을 통제하는 가이드는 인원을 체크하고는 셔틀버스가 운행되는 12 킬로미터의
구간은 곰이 많이 출몰하기 때문에 두번 세번 주의사항으로 네명 이상 그룹을 엮고 음식물을 조심해라고 했다.
본인도 수도 없이 곰을 많이 봤다고 한다.
그런 말까지 듣고 안개 자욱한 비포장 길을 걸어가니
록키의 한 부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길 양쪽으로 하늘 높이 솟아난 전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하얀눈이 쌓인 봉우리들이 위로 걸어 갈수록
점점 비슷한 눈 높이로 오는 것 같았다.
주차장에서 오하라 호수 까지의 표고차도 상당히
되었다.
500 미터 정도 인가 되었던가.
하여간 꽤 가파랐는도 정말 잘 올라갔다.
일킬로미터 구간마다 나무에다 1킬로미터 지점,
다음에 2킬로미터 지점이라고 명시를 해두었는데
고지 하나씩 그렇게 점령해가는 맘으로 걸어가보니
지난 몇 달 동안 귀에 익은 오하라 라는 명판이
보였다.
원래 여기서 출발이지만 12 킬로미터를 걸어갈 올라와서인지 도착지 같은 안온한 기분이 들었다.
혹시 한기를 느낀 등산객 들을 위해 모닥불에 앉아
불쬐고 있는 모습이 그림처럼 보여서
잠시 앉아 보았다.
숲에서 나온 신선한 공기와 기운이 모닥불에 훈제 되어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청정지역이여서 수돗가에서 설거지 등의 주의사항과
사용한 등산 스틱이 엄청 꽂아 있었다.
사용후에 다시 놓아달라는 설명이 있었다.
그리고 오하라 호수 는 엄격히 환경을 보호한 덕분인지 푸른 물 빛이 얼마나 깨끗한지 바닥이
훤하게 보이고 숲 속에 드문드문 카티지가 보였다.
여기 오하라 호수 에 있는 카티지는 엄청나게 비싸다고 하는데, 주인이 대개는 대기업 총수 정도
수준이라서 비서가 계약을 하기 때문에 가격조차
알수가 없다고 한다.
그 곳에서 캘거리 팀과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캘거리 팀은 오하라 호수 주변을 도는 추레일을 산행 하고, 우리 팀은 알파인 코스를 택해서 바레이션
루트를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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