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록키 산행 오하라 호수 (하)

박진양 2016. 11. 30. 21:07

 

 

 

 

 

 

 

 

 

 

 

 

 

 

 

 

 

 

 

오하라 알파인 코스는 하이킹 이라기엔 난이도가 좀 있었다.

암벽 등반 수준은 아니라도 릿지 등반에 버금가는 것

같았다.

발 아래를 내려다 보면 까마득하게 계곡 밑이보여서

오줌이 마렵고 침이 삼켜지면서 살짝 어지름증이 왔다.

그래서 설악산 오색코스를 올라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내설악  용아장성 릿지 등반 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삼십분 정도를 올라가면서 오하라 호수의 전경을 바라 볼수 있는 지점에서 정대장님 께서 더 이상의 등반을 하면 내려오고 싶어도 후퇴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다시 한번  공지 (?)를 했다.

그래서 오하라 산장에서 포기한 회원분들과 이 지점에서 하산 한 회원 등 총 열아홉 분 들중에서 다섯분들이 포기하고 나머지 대원들은 비장한

각오로 등반을 계속했다.

포기하신 분 들 중에는 가고 싶지만 폐가 될까 싶어

배려하는 차원에서 하신 분도 계셨다.

그리고 나중에 들어보니 내려오는 것도 상당히 힘들었다고 한다.

원래 가파른 곳은 하산이 더 힘든 법이다.

다시 등반을 이어가면서 바라보는 오하라 호수의 전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특히 구름 가득한 채 간간히 비를 뿌려주는 회색

 날씨에도 불구하고 보석을 녹여 풀어 놓은 듯한 푸른 호수 물빛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또 한시간 정도를 더 올라가니  설악산 비슷한 풍경에 서 고산 분위기로 바뀌었다.

 나무나 풀 조차 볼 수 없는 황량한 바윗산이있지만  눈과 빙하를 이고 있기에 특별히 볼만한 풍경이었다.

그리고 밑으로는 빙하가 녹은 옥색 물빛이  신비감을 주었다.

하지만 이천 오백 미터 가 넘는 고산에다 

바람이 세차서 나무 조차 살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록키의 다른 하이킹 코스는 이 정도 높이  라도 사람들이 흘리고 가는 음식을 먹는 지 다림쥐가

드문 드문  보였지만 이 곳은 하루에 입장객을 이백명이하로 제한한 덕분으로 인적 마저 없어서인지 흔한 다람쥐 조차 볼 수 없고 생명의 흔적이 안보여서 외계의 행성을 걸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한마디로 상당히 이국적 (?) 이었다.

나는 그런 풍경을 담기 위해 정  대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일행을 앞서 가서 등반 오는 모습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뒤에서만 가면 뒷모습만 담는 것이 이런 아름다운 곳에서는 본전 생각이 나서였다.

언제 또 오볼까 싶어 픙경또한 담고 했는데

비오는 날이라 파란 하늘을 담지 못해서

못내 아쉬웠다.

가끔식 멀리 앞서서 줌랜즈를 이용해서 주밍 이나 광각으로 찍곤했는데

능선에 들어서는 사람들 모습에 아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순간 상당히 당황스러웠고

간이 철렁 내려 앉았다.

좀 있다 보니 힘들게 겨우 한발짝 씩 올라오고 있는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마음이면 평상시에 더욱 잘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능선으로 올라선 지점에서 서로 포옹을 하면서 격려하고 벅찬 감정을 나누었다.

남들이 보면 웃을까 싶어도 아마추어 아줌마 들로서는 히말라야 정복 만큼이나 커다란 성취감으로

도취되어 보였다.

그 곳에서 점심을 먹고 뜨거운 티를 나눠 마시면서 잠시 여유를 가졌다.

바람도 세차게 부는데 피할 것도 마땅찮아 능선 옆로 난 트레버스 루트를 따라 산행을 서둘렀다.

그리고 가끔씩 만난  여러 나라에서 온 하이커 들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렇게 많은 인원을 이 코스에서

보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했다.

드문 드문 험난한 바윗길을 따라 푸른 색으로 페인팅한 알파인 코스 표식이 있었는데

길을 잃을가봐 해놓은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봄 가을에 눈까지 내리면 엄청나게 위험해서

필요할 것은 같아 보였다.

그 근처에서 보면 오하라 호수를 포함해서 아홉개의

크고 작은 빙하가 녹은 물이 만들어낸 호수가 있는데

실로 장관 이었다.

그리고 근처 바위 틈을 따라 내려오는 암반수는 석회질 섞인 빙하수와는 달리 세상에서 제일 깨끗하고 맛있는 물이라고 한다.

정말 달고 시원했다.

그런데 아무런 생명체가 없을 것 같은 빙하 바로 밑

호수에 브이 자를 그리며 잔 물결이 일어 무심코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아주 좋은 사진 이었고

주인공은 비버라고 했다.

참 부지런하고 생활력있는 캐나다 동물이다.

그래서인지 캐나다를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는 지

모르겠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는 호수까지 능선에서

내려오고 나니 일반 등산로가 이어져서 비로소 안심이 되었다.

기념 사진도 마음 놓고 찍는 등  여유를 부리고 있는 데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내려서 하산을 서둘렀다.

여름의 록키는 이렇게 날씨가 변덕스럽다고 한다.

그래도 어려운 알파인 코스를 내려오고 난 뒤에

비를 맞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우의를 걸쳐 입고 내려오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조금 내려오니  푸르런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비에 젖은 호수 풍경이 운치가 있어 보였다.

이내 오하라 호수 레이크 입구에 있는 카페에 도착해서 비를 잠시 피하고 커피를 마시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랐다.

깊은 산장 인데도 불구하고 커피값은 비싸지 않았다.

편의 차원에서 운영하는 것 같았다.

그 곳에서 다시 주차장 까지는 다시 십이 킬로미터를

걸어가야 했다.

그런데 알아보니 일단 올라온 사람들은 6시 반 마지막 버스편 까지 해서 내려 보내준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 때 하산 시간이 2시 반 정도 되어서

한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그 버스를 탈 수 있는

보장이 없고 그 버스를 못타면 6시 정도 까지

기다려야 해서 그냥 끌어내렸다 오기로 결정을 했다.

그리고 기왕 여기 까지 온 것에 기록을 남기고 싶은

마음 또한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뭔가 해 내었다 는 맘에서 기인한 사춘기 순수한 열정을 찼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힘을 웬만큼 쓰고 내려오는 12 킬로미터의 하산 길이 역시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로를 얘기하면서 내려온 그 길이 시간 지나서 돌아 봐도 퇴색되지 않고 새롭게 느껴진다.

그 시간으로 인해 산악회 회원들 간의 끈끈한 유대감이 더욱 깊어졌다.

그리고 거의 디올 무렾에 보니 상당히 경사가 가파라서 어떻게 이런 길을 정말 빨리 모든 회원들이

그것도 대부분 중년을 넘기는 아줌마 부대들인데..

하면서 정 대장님도 감탄을 하셨다.

하루 산행 거리를 거의 삼십킬로그램 미터 를 기록했다.

정확하게는 솔직히 잘몰라서  삼십육 킬로미터 이상은 되었던 것 같다.

어쨋든 그 조차 기록이었고

록키를 다녀온 회원들은  토론토 인근의 추레일에서 증진된 내공으로 날아다니는 느낌으로 산행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