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캐나다의 눈오는 밤 친구와 함께

박진양 2013. 12. 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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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눈보라 몰아치는 날에는 학교까지 쉰다.

근데 우리 웬수들은 날 인간으로 보는지

뭘로 보는지 열시 넘어 한잔하러

오라는데 흥이 많은 나로서도 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망설였다.

그렇지만 워낙 내가 좋아하는 친구인지라

일단 차를 그쪽 방향 으로 몰기는 해도

어떻게 돌아올 까가 나의 진정한 화두였다.

그래서 중간에 차를 몰고 가면서 다시 한번확인도 해보고..

전철 타고 오라고 하는데.

내가 정말 가야 할 것같았다.

물론 내 맘속엔 벌써 가서 웃고 떠들고 하고

싶어도 한해 두해 캐나다 살다 보니

눈오는 캐나다 도로의 현실을 알기때문에.

그리고 한살 더 먹는 나의 체력 조차 믿고

싶지않는 진정한 현실..

참 그래도 오란다.

이런 날씨 오라는 친구도 여태 못봤고,

가는 친구도 드물겠지만.

가는 동안 도로 풍경 사진도 여유있게 찍어

보았다.

영악한 나는 이런 날씨에는 음주체크가 없을 갓같다.

내가 경찰 이라도 .

상식이 통하는 캐나다 경찰은 방어 위주라

적발위주가 아니다.

그래서 경찰의 권위가 높다.

시도 때도 없이 안끼어 들기 때문에.

이런 날씨에는 곤경에 처한 시민 돌보느라고

분명 음주체크는 연말이라도 안할 것같다.

대신 술취해 자진해서 그런 상황을 만들지만 않으면..

그래서 함께 한 자리 오늘 산행한 얘기의

치맛자락에 휘감겨 나도 산행한듯 느낌이

함께 한다.

닥터 지바고 영화에 나오는 그런 설원의

풍경 인증사진과 당연히 힘들었을 눈보라

치는 산에서의 경험이 얼마나 좋은 안주가

됐는지 얘기 꽃이 질줄 모른다.

그래도 오늘 올때 나의 화두는 무사귀가였다.

덕분에 화장실 앉아 편안히 적어 보지만

같이 맞장구 조차 절제했다.

그래도 그 흥이 먼데 가겠는가.

어쨋든 더불러 즐겁게 웃는 밤이었다.

잠시.

별 주제도 없이. .

그래서 친구인가..

그래도 진짜 안주는 대박이었다.

그냥 평범해 보이는 오뎅탕에도 다시마 와

멸치 그리고 북어 까지 우려낸 정성..

알아내는 내 입맛도 놀랍고.

우리 나이 짜게 않게 하는 음식맛은 첨

내 말고 맛을 보아서 놀랐다.

음식은 저마다의 고집이면 고집

철학이면 철학이 있다.

나이들수록 싱거운 음식이 힘들다.

미각이 둔해져 간을 보다 보면 오버 하기마련이다.

그래서 평소에 내 잘하는 말이 싱거운 음식은 카리스마가 있어야 된다고 말한다.

자신감 있지 않으면 맘의 맛을 그리지 않고

대중의 입맛에 무조건 휩쓸려 가면 가지기

힘든 맛이다.

오늘 그 맛을 보았다.

그리고 약재를 넣은 삼겹살 찜은 누군지

알것 같고 감칠나는 해물 부침개,

오징어 데친것, 빠질수 없는 막걸리,

조철한듯해도 내공이 쌓아진듯한 모두의

정성에 참 음식장사하는 내가 깬둣한

시간이었다.

다음 만남 약속 날짠 가족 여행,

미리 양해를 구했다.

참석을 할 수 없다고. 아쉽지만.

그래도 가족먼저..

대신 두루 두루 친구들 다 바래다 주고나니 새벽이다.

빨리자자.

내일 오더도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