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16. 토론토 인근의 산행. 봄이 오는 보이드 파크

박진양 2013. 5. 1. 02:59

 

 

 

 

 

 

 

 

 

 

 

 

 

 

 

 

 

 

 

 

봄이 실종되는 캐나다에서 드디어 간간히 봄 기운을

느낄수있다.

지난주말에는 산행을 하는데 섭씨 이 삼도로 꽤나 쌀쌀했는데,

이번 주말에는 이십도 가까이 되었다.

하루 하루의 기온 차이가 엄청 심한 것이 캐나다의 봄인 것

같다.

이번 주말 아침엔 코트라이트 공원 아래로 보이드 컨저베이션 에어리어로 산행을 다녀 왔고,

지난 주말에는 같은 위치에 차를 세웠는데,

그 맞은편에 있는 내셔널 골프장으로 산행을 했다.

참 골프장에 클럽 없이 베낭을 메고 다니는 기분이 좀

특이했다.

점수에 상관없이 걸어 다니니 골프 칠때와 또 다른

자연을 느끼게 한다.

캐나다의 골프장은 시즌 오픈 전에는 따로 관리를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그대로 잘 보존이 되는 것을 보면 잔디를 포함한

모든 식물들이 풍토에 잘 맞아서인 것 같다.

눈 내린 겨울에 이런 골프장을 걸어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지난 주만 해도 아무도 없는 골프장이었는데,

이번 주에 골프장 옆에 차을 세우고 보이드 공원으로

산행 할때 보니 개장을 해서 골프 메니아들이 부산하게

카트를 타고 날라다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캐나다 특히 토론토에서도 공원이 헤아릴 수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공원의 개념도 조금 달리 하는 경우도 있는데,

컨저베이션 에어리어가 있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자연 보존 지역인데 유료 공원으로 보는 것이 나을 것같다.

같은 공원인데, 규모가 무척이나 넓고 백명이상 오백명까지 수용 가능한 장소를 유료로 하루 종일 대여를

해준다.

대개 이백명 정도 되는 규모는 이 삼백불이고,

오백명 정도는 오육백불 정도 한다.

사람 수를 생각해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다.

그 넓은 잔디밭에서 다 같이 여러가지 운동을 즐길수 있고,

야외 결혼식을 하기도 한다.

부루스 밀 같은 경우에는 축구장도 딸려 있다.

야외 의자도 있고, 바베큐를 할 수 있도록 설비도

갖추어져 있고 모닥불을 피도록 배려도 해놓았다.

물론 근처에 화장실도 있다.

어떤 넓은 장소는 지붕이 있는 곳도 있고,

사이클도 탈 수있고,

숲 속으로 산행을 할 수있는 츄레일도 있다.

봄 기운이 느껴지는 아침에 숲 속을 걸어가니 참 기분이

상쾌했다.

무거운 겨울을 벗고 봄을 맞이하는 느낌에 발걸음도

가벼웠다.

숲 속으로 한참을 들어가니 어느 곳에 산마늘이 엄청

많았다.

새로 난 연두색 잎새가 소피아 로렌이 주연한 '해바라기'

라는 영화의 끝없이 펼쳐진 러시아의 해바라기 처럼

보였다면 좀 오버일 것같은데, 그런 느낌이 순간 스쳐갔다.

캐나다에서는 야생 식물을 채취하는 것은 불법이다.

동물들의 먹이로서 또 생태계를 보호할려는 취지인 것같다.

한국 티비를 보며 더덕도 캐고 하는 모습을 보며,

저 분들은 라이센스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곳 생활이 익숙하져 살아가다 보면 낯 선 모습이다.

물론 여기 한국분들은 새로 나는 고사리며 고비, 참나물,

산마늘등을 사실 많이 채취한다.

가끔씩 개인 사유지에 들어가서 문제가 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산마늘 캐다 지나는 사람들의 신고로 한포기당

일불씩 해서 천 불 넘는 금액의 벌금을 물었다고 얘기를

듣기도 했다.

채취 안하고 한인 슈퍼에 가서 사먹는 것이 더 맘 편한 것같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지인도 그 곳에서 산마늘을 채취해서

먹어 봤는데, 캐나다 것이 크고 맛있다고 한다.

물론 채취 안하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이지만,

가비지 백에 노골적으로 채취하면 지나는 사람들도 눈쌀

찌푸려 신고 할 수 있고, 공원 관리인이 가끔식 검사도 한다.

한 줌 정도 한끼 먹을 정도로 가져 오는 것은 좀 이해 해줄수 있다고 등반대장은 얘기하며, 그래도 뿌리를

건들지 않고 잎만 좀 뜯어면 새로 난다고 한다.

그렇게 일 분 정도 '살짝', 금방 한 줌이다.

나는 그래도 겁이 나서 멀리 지나는 사람이 없나

쳐다 보았다.

어차피 공범이면서..

그리고 야산 같은 언덕배기를 올랐다 내렸다 하면서

햄버 강이 흐르는 옆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지인이 가져온 하얀 술 떡이 아주 맛있었다.

그리고 다시 강행군..

아침 산행의 여운이 가시지않아 저녁에 우리집에 모여

산행팀이 모여 바베큐 파티를 했다.

나는 엘에이 갈비를, 다른 분은 야채를, 또 다른 분은 술을..

캐나다에서는 한 집에서 다 한다 하면 웬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라 조금씩 같이 부담하는 포틀락 파티 같은 개념이었다.

갈비도 맛있고, 아침에 한 줌 가져온 산마늘 잎의 부드러운

질감과 싸한 매운 맛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지인께서 호주에서 직접 가져온 종류별 와인 세병으로 큰 잔치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

참 화기 애애한 분위기의 모임으로 봄이 오는 산행의 여운을 마저 채운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