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뉴욕여행3. 브로드웨이 뮤지컬. 오페라 펨텀을 보고

박진양 2013. 3. 22. 10:57

 

 

 

 

 

 

뮤지컬은 영화와 또 다른 감동을 생생하게 주는 것같다.

술 좋아하는 나로서 영화가 음료수를 마신다고 비유하면

뮤지컬은 영혼에 술을 붓고 취한다고나 할까.

살아있는 인간의 향기를 느끼게 한다.

연극도 봤지만 언어의 장벽에 부딪혔다.

물론 세익스피어 작품이라 고어가 섞여 더했던 것같다.

뮤지컬은 음악과 노래가 반이라 흥겹게 같이 흥얼거리다

보면 작품속에 쉽게 빠져 든다.

그리고 생각지 않은 무대 장치도 놀라게 만든다.

그리고 무대밑에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도 뭔가

대접받는 느낌을 준다.

이번에 사실 머리도 무겁고 해서 시카고같은 부담없고 좀 더 오락성이 있을 것같은 작품을 보고 싶었다.

예술고를 다니는 작은애는 벌써 학교에서 봤다고 했다.

오페라 펜텀을 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 전부터 포스터가 시커멓게 사람을 묵직하고 우울한

기분을 주는 것같아 별로 관심이 없었다.

가장 싼 좌석은 삼십몇불 정도이고 그 위에 오십불이 있고

칠십이불 짜리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앞자리 좋은 자리는 이백불정도하는데,

칠십이불짜리로 했더니 뒤와 앞자리 맨끝중에 앞자리

맨끝을 택했다.

앞에서 보니 무대 밑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모습도

볼 수있고 배우들 노래할 때 침 튀는 것까지 생생히

보는 것은 좋은데 무대가 바뀔때마다 먼지 날리는 것도

보고 마시는 것에는 좀 그랬다.

좁은 공간에 갖혀 먼지 마시며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도 쉬운 게 아니구나 싶고,

배우의 표정과 손짓하는 손끝의 떨림같이 볼수있어

좋은데 앞은 앞인데 양쪽끝이라 목이 나중에는 안 돌아갔다.

그리고 무대 전체를 볼 수없는 단점도 있지만

가까이 보면서 사람의 손이 참 섹시하고도 많은 것을

얘기한다는 것도 느껴 보았다.

별로 기대 안한탓인지 첨 부터 편안하게 보아서인지

뮤지컬 속에서 오페라를 하는 모습도 신기하고

흉칙한 괴물로 표현한 팬텀이 정말 유령인지 사람인지

분간도 안 갔다.

아무려면 어떠냐!

그냥 스토리 흘러가는데로 맡기고 보다 보니 어느새

팬텀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애들도 나름대로 내용 파악이 잘 되어 재미있게 봤겠지만

나이 든 관점에서 느낄수 있는 인간의 외로움과 굴절된

사랑인지 집착인지를 참 절실하게 표현되는 모습에

나중에는 팬텀이 여주인공을 포기하고 사라지는 모습에

맘이 짠해지고 눈물이 났다.

여기에서 살다 보니 서양 사람이 익숙해져 웬만해서

이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더욱 내면의 무엇이 느껴지는 것이 있어야

봐 지는 것 같다.

물론 여주인공은 예쁘고 노래도 잘 하지만

역시 대세는 팸텀이었다.

괴물의 모습을 가진 천재 가수의 모습에서 사람들 깊은

맘 속에 한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무엇이 표현되는 것이

노래를 통해 느껴졌다.

부드러운 낮은음부터 힘이 느껴지는 고음까지 감정을

잘 실은 것 같아 영어는 몰라도 뭔 말인줄은 알 수있는 것

같다.

여덟시에 시작해서 중간에 잠깐 쉬고 열한시 반에

끝날만큼 좀 길어도 긴 느낌이 없었다.

오히려 벌써 끝나나 싶을 정도로 아쉬웠다.

그리고 뮤지컬을 보고 주차된 곳으로 가니 대부분의

차들도 다 뮤지컬을 보고 나온 사람이어서 혼잡하고 꽤나 기다렸던 것같다.

참 주차장 일하는 직원들 정말 한국사람처럼 빨리 일을

잘했다.

도시가 사람을 뛰게 하는구나 싶었다.

그 길로 지피에스에 토론토의 집을 입력하고 바로 맨허튼을 빠져나왔다.

이번에는 링컨 터널을 지나 무슨 턴 파이크 로드로 해서

다시 왔던 길로 되 돌아 왔다.

차안에서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얘기까지 아내와 서로

상의하며 운전을 했다.

그리고 혼자 운전하며 오페라 팬텀을 첨 부터 되새김질을

하면서 또 음미를 해보다 보니 졸음이 오는 것을 잊을수

있었다.

하필이면 썸머 타임이 시작되는 날이라 한시간 또 잃어

버리는 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돌아왔다.

그래서 토론토 집에 도착하니 아침 아홉시 정도 되었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눈을 붙히고 싶었다.

네시간 정도 정말 깊게 잔 후 두시정도에 식당에 나가서

저녁 준비를 했다.

좀 몽롱한듯 무리는 되어도 기분은 뿌듯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좋아하니..

둘째 딸도 여름에 다시 한번 다녀 오자고 한다.

일부러 뉴욕 까지 오는 사람도 있는데

서울서 부산 정도 내려가는 기분의 뉴욕이야 원하는 데로

해주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