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6. 토론토 인근에 산행할만 곳. 워든 앤 오로라

박진양 2013. 1. 29. 04:34

 

 

 

 

 

 

 

 

 

 

 

 

 

 

 

 

 

 

 

 

칠십칠년도인가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 대장님이었던

김 영도씨가 산에 대한 글과 책을 많이 썼는데,

그 중에 나는 아무래도 산에 가야 겠다는 책이 있었다.

나도 가지고 있었는데, 이사를 여러번 하면서 보이지 않고

내용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요 근래 그 제목같은 맘이 계속 들기 시작했다.

내 동갑내기 친구 중에 한의원을 하는 친구가 있고

산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칠년 째 지금은 고등학교 이학년이 된 딸을 혼자서 자상하게 키우고 있다.

한국이야 모르지만 여기 교민들의 빤한 사정을 바탕에

두어서인지 한의원이라야 크게 잘 나가기(?) 는 힘든 것

같다.

그렇게 여유 있어 보이지 않는데도 언제 만나도 맘여유가

있어 보이고 도시 속의 도사님같은 풍모와 걸맞는 깊이가

느껴지는 친구이다.

이 친구 나름대로 첨부터 쉽지 않은 캐나다 생활 이었을

텐데, 등산을 통해서도 많이 생활의 활력을 얻었던 것

같다.

언제가 한번 산에 가자고 막연히 얘기를 했어도 본인이

오년 째 리더로 있는 산행팀이 토요일 낮에 가기 때문에

나 하고는 맞지 않았다.

얼마전 술을 같이 마시다 일요일 새벽에 둘이서 같이

다녀 오기로 했다.

오로라와 워든 근처에 있는 츄레일을 택하고 일요일

아침 일곱시 반에 우리집에 픽업 오기로 했다.

이 친구도 지난 육칠년 간 산을 다녔기 때문에 팔백킬로

미터나 된다는 부루스 츄레일도 많이 다녔고,

그 외에 크고 작은 근처의 츄레일을 답습도 많이 해서

토론토 인근에 대해서는 해박하다.

부루스 츄레일 중에는 주차료를 받는 곳도 많고

또 여기에서 한 시간 안팎의 거리에 있어 가까운 곳의

루트도 많이 찾아 다녔다고 했다.

그래서 나를 위해 비교적 짧은 곳을 택했다.

토요일 따라 식당이 바쁘고 사람도 줄인터라 빡빡하게

일한 다음 술 생각이 간절 했지만 새벽의 산행을 위해

참고 일찍 잠을 청했다.

일찍이라야 밤 열두시이지만 꼭 이럴때는 애들이 더 바이올린 연습도 하고 설쳐 대는 것 같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히말리야 정상을 앞두고 시포 캠프에서 잠을 청하는

비장한 맘으로..

산행을 다녀오고 난뒤에 출근을 해서 식당에 또 할 일이

많아 여분의 체력이 필요해서 꼭 잠을 자야 할 비장한

필요를 느꼈다.

내가 겨울산을 무리하게 이렇게 식당에 인원도 부족하고

절대적으로 감기도 걸리면 안되는 내가 가도 되나 싶었다.

그래도 너무나 가고 싶었는지 한시가 넘어 혜진이 바이올린 연습이 끝나고 잠이 들어 푹 잤다 생각하고

일어나니 새벽 세시였다.

와! 아직 더 자도 되겠다며 잠들고 또 다시 몇 번을

깨던 것을 보면 골프를 앞 둔 맘 이상 이었던 것 같다.

워든과 오로라 근처에 있는 로빈슨 트랙으로 차를 몰고

갔다.

천구백사십팔년도에 조성 되었고 주소는 일사구팔구

워든 에브뉴 였다.

츄레일 입구에 차를 대면 되는데

메인 길은 비워 두고 길 옆 쪽에 주차를 했다.

메인 길은 혹시 에머전시를 위해 비워 두어야 만약의

사태룰 위한 소방차나 기타 차량의 진입을 위해서여다.

영하 오도의 날씨가 산 속이여서인지 영하 십도는 되는 것

같았다.

그 전에 히말리야 갈려고 장만 했던 비브람이 이번 이사하면서 본 것같은데

아직은 찾지 못해 작업화로 비슷한 등산화 될만한 신발에

등산 각반을 착용했더니 그럴듯 했다.

기능성 옷도 낡았다며 이사하며 없애 버려 스키바지에

대충 입고 다니던 잠바를 걸치고 나왔는데,

나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친구 복장이 더 가관이었다.

한국 같으면 이런 모습을 눈 씻고 봐도 못 찾을 것같다.

청바지에 등산화도 대충 캐나다 작업화 같은 구두이다.

원래 격식 따지지 않는 친구라 이해를 해서인지 더 소박

스런 친근함이 들었다.

그렇게 지난 칠년간 여름이고 겨울이고 산을 다녔으니

할말이 없다.

그것도 모두의 안전을 책임진 리더로서 베낭에 나침반과

비상구급품 까지 챙긴 닥터이니 할 말은 없다.

산이라 해야 할 지 숲 속으로 뻗은 계속된 길이 그래도

좋았다.

한국처럼 산의 정상으로 가는 오르막으로 된 일방 통행이

아니라 숲으로 우리의 삶처럼 끝도 길게 이어진 츄레일이

캐나다의 등산이다.

루프처럼 다시 빙 둘러 돌아 올 수있고,

길게 되어 있으면 어느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돌아 올수도

쉽게 이정표가 잘 설명 되어 있다.

그리고 츄레일의 부분마다 코스 이름이 있고,

하얀 페이트로 설명이 기호처럼 표시 되었다.

예를 들면 하얀 송충이 같은 막대 같은 페인트 칠 두개중에

위쪽 부분이 조금 왼쪽에 있으면 왼쪽으로 가라는 얘기이다.

그리고 하얀 송충이 위에 파란 송충이 같은 막대 페인트칠이

두개 있으면 새로운 루트를 택할 수 있다는 뜻이고,

두 파란 막대중 윘쪽의 것이 약간 오른 쪽에 있으면,

새로운 루트를 원하면 오른 쪽으로 가라는 뜻이다.

그렇게 숲 으로 난 길을 가다보면 그래도 어떤 때는

길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일행중에는 나침판을 꼭

가지고 가야 한다.

해가 떠 있으면 덜 헷갈리지만 해마저 없는 흐린 날도 있고

햋빛 마저 안들어 오는 깊은 숲 속도 있기 때문이라는

친구의 설명이다.

그렇게 두어시간 산행을 끝내고 친구가 장미를 말린 차를

건내주었다.

참 그윽하니 겨울 산에 어울렸다.

친구가 소간 해울 이라고 간에 좋다는 사자 성어를 쓴다.

그 전에 한의대에서 강의도 했던 관록이 술술 잘 나온다.

친구도 골프도 첨에는 주위의 지인들이 권해서 시작해봐도 산 처럼 편하지는 않았단다.

나도 모처럼 맘 잡고 온 산행이 새롭게 느껴졌다.

올해는 골프를 멀리 하고 이렇게 둘이서 일요일 새벽에는

산행을 다니기로 했다.

골프에 빠져 있을 때는 그 이상 즐거운 것이 없었는데,

산 속에서 보니 사람이 골프 점수로만 보였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나이 들며 생각하는 맘 여유도 필요한 것같다.

산행을 끝내고 장도 보고 해서 식당의 바쁜 생활 속에서

아침에 마신 장미차같은 산의 여운이 입가에 스치고

지나갔다.

몸이 좀 뜨는 느낌에 우리 식당 지하실 계단을 에 수십번 내려갔다 올러 와도

평상시보다 가볍게 느껴졌다.

마치 수영하다 어느 순간 손발의 힘을 빼고 난뒤 부력이

느껴지고는 수영이 쉬어진 느낌이랄까.

삶의 욕심을 산에다 덜어내곤 현실에서 좀 가벼워진 삶의

느낌으로 하루를 보냈다.

다음 산행은 서쪽으로 다음주 일요일 새벽에 가기로 했다.

서 쪽으로 갈때는 내 차를 타고 떠나기로 했다.

그래 나는 아무래도 산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