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역시 새벽 4시 정도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흐리긴 하지만 산행이 가능할 것 같아 7시까지 기다리지 않고 5시 쯤에 차를 몰고 칠흙같은 어둠을 뚫고
현지에 6시 남짓해서 도착을 했다.
차가 한 대 주차해 있고 또 다른 하이커는 드랍해서 차는 떠나고 산행을 시작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뒤를 따랐다.
우리 중 리더를 하시는 분이 복잡한 여기 주차 사정으로 아예 산행을 포기하고 드랍만 시켜주고 떠났다.
시월에 다시 와서 산행을 한다지만
그래도 배려하시는 맘이 고마웠다.
먼동이 터기전 어둠과 함께 가파른
바위 계단을 딛고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오르다가 문득 뒤 돌아보니
파스텔 톤의 하늘과 수평선이 맞닿아 있는 가운데 붉은 선이 길게 이어진 아침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흐린 날씨였다가 어느새 아침과 함께 개여가고 있었다.
이 날은 비오고 그 다음날 또한 엄청나게 비오는 날 사이에 드물게 화창한 날씨였다.
하지만 전날 거하게 내린비로 숲으로 이어진 길은 질퍽거리면서 등산화에 붙은 흙으로 미끄럽기도 하면서 무게를 보태서 힘이 들었다.
그리고 바닷가로 난 트레일이 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가파랐고 아찔했다.
하지만 적도에 위치한 하와이 여서인지 밀림이 우거져서 급한 경사를 붙잡아 줘서 한 숨 돌리게 해주었다.
세계에서 아름답기로 세번째 안에 든다는 나팔리 코스트의 트레일은 정말 숨이 막힐 정도 였다.
하지민 산행중에는 숨이 차서 경치를 느낄 여유를 갖지는 못하지만 지나다 보는 풍경은 산행이 끝나고도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있다.
그리고 1마일 마다 표식을 해두는데 첫 1마일 표식을 보곤 '와!' 했는데 다음 표식은 어딘지 산행으로 바빠서(?) 그냥 지나고 3마일 표식을 지나니 절벽으로 이어진 나팔리 코스트 해안 풍경이 보였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정말 등에 진 배낭 무게에 짓눌려 그저 사진으로 남은 기록으로 역시 이렇구나 할 정도였다.
일행중 한 분의 걸음이 더뎌서 내가 먼저 6마일 되는 지점에 있는 캠핑장에 도착해서 텐트를 치고 점심을 준비하기로 했다.
평소 백패킹 중 메고 다니던 35킬로 그램에서 25 킬로 그램 정도로 줄였더니 날라갈 것 같은 기분은 기분으로 그치고 5마일 정도 지나서 다리에 쥐가 나서 더이상 걸을수 없어 적당히 진훍이 덜한 나무 밑에 베낭을 내려놓고 다리를 높이 올려 쉬었다.
이런 모습 뒤에서 따라온 일행이 봤으면 웃기는 풍경을 연출하곤 역시 산에서는 경거망동을 하면 안되는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챙피해서 일행에게 아직도 안 밝힌 사실이다.)
그렇게 6마일 지점에 도착했더니 냇물을 두고 여기 저기 가파른 금싸라기 땅에 캠프장으로 보이는 손바닥 만한 사이트가 흩어져 있었다.
그 중에 혹시 물이 넘칠 경우를 생각해서 좀 높고 배수가 잘 될 것 같은 곳에 텐트를 설치하고 점심 준비를 해두고도 한참을 기다려도 일행이 오지 않아 마중을 나갔더니 오고 있었다.
어쨋든 빨리 오긴 온 모양이었다.
점심을 마치고 나서도 1시 남짓해서 서둘면 나팔리 코스트 목적지에 다녀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체 분위기에 따르기로 했다.
나팔리 코스트 제일 하일라이트 가 7마일 지점에 있는 절벽으로 된 좁디 좁은 트레일인데 그 곳만 지나는 픙경만 동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돌아다닐 정도였다.
특히 고프로 캠으로 찍으면 어안 줌 랜즈의 굴절로 더욱 극적으로 보인다.
실제로 가보니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한 걸음 한걸음 땅만 보고 걷다보면 금새 지난다.
그래도 그것은 암벽 등반을 했던 사람 이고 일반 하이커는 그렇지 않은지 한 분은 그 구간을 지나면서 몸이
얼어 버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충분히 그럴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경치가 너무나 좋은 곳에서 좀 쉰다고 해서 혼자 쉬게 두고 산행을 했다.
8마일 되는 지점 지나서 보니 그 곳만 그렇고 나머지는 별로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전 같으면 혼자 무리해서라도 뛰어 갔다 왔겠지만 일년 전 하와이 빅아일랜드 사천미터나 되는 마우이 로나 산 등반 때 조난될 뻔한 사건을 교훈 삼아 뒤돌아 왔다.
물론 기다리고 있는 분 염려도 되서인데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뜨거운 햇살이지만 그늘에 쉬면 해안에 부는 바람으로 금방 몸이 식는데 그 때 쉬는 곳 또한 절벽이라 바람을 피할수 없었는지 그것으로 인해 감기가 들었던 것 같다.
그 후 그 분은 여행 내내 감기로 고생을 했다.
참 등산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언제나 여벌 옷 등으로 꼭 챙겨야 되는 꼼꼼한 관리를 필요로 하는 스포츠 인듯 하다.
다시 6마일 지점에 있는 캠프장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일찍 먹었다.
그 때가 7시 남짓해서 술 마시고 얘기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술이 부족했다.
술을 좀 더 가져올 것을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 다음날 여정을 보니 술은 늘 아쉬울 수록 좋은 술자리 인 것 같다.
저녁 아흅시 정도가 지나니 주위가 깜깜해서 잠을 청하기 좋아서 잤는데 새벽 한 시가 지나서 부터 엄청난 폭우가 밤새 내렸다.
나무밑에 살치한 텐트로 어지간 하면 직접 비도 안맞을 상황 인 것 같은데도 쉴새 없이 빗줄기는 텐트를 때리고 텐트 밑으로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텐트가 안 쪽으로 쏠릴 정도였는데 역시 좋은 장비여서인지 텐트안에
물이 스며들지 않았다.
다른분들은 걱정이 되어 잠을 못잤다고 하는데 어차피 비가 와서 어떻게 하기도 힘들고 텐트에 문제가 없으니 다음날 일어나서 해결하면 될 일이니 자고 또 잤다.
아침 일곱시 정도에 일어났는데 여전히 비가 오긴 해도 조금 덜 했다.
그 때 찍은 영상인데도 텐트 밑으로 냇물처럼 흘러가는 풍경을 찍었는데 새벽에는 엄청 났었다.
다른분 들은 걱정에 지쳐 늦게 잤는지 더 자게 두고 쉴터에서 아침 준비를 했다.
물을 길러 갔더니 시내는 흙탕물이 소용돌이 치고 있어 돌아가는 것이 걱정되었다.
실제로 이 곳은 며칠씩 고립되기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식량을 넉넉히 챙기는 것이 좋은데 우리 또한 식량은 충분한데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과의 약속이 걱정되었다.
아침을 먹고 물이 좀 빠지길 기다렸는데 덜하긴 해도 편하게 건널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 상당히 위험했다.
지리산 등반 가면 금방 물이 불어 조난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곳은 계곡이 엄청나게 깊어서 정도가 심했다.
실제로 이렇게 불은 물로 인해 트레일 생긴 이래 팔십여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 곳에서 쉬는 것이 맞는데 다른 분들은 비도 오고 하니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일단 내가 먼저 건너가보기로 했다.
냇물은 무릎까지는 안심해도 허벅지 까지 오는 깊이에선 몸을 가누기 힘든데 허리까지 오고 한 곳은 발이 땅에 닿지 않았다.
하지만 미끄럽자만 바위에 겨우 선을 지탱해서 건너 갔다.
그리고 다시 건너가서 다른 분들 신발을 목에 걸고 건너가다가 베낭을 맸을때와 달리 맨몸이니 순간 몸이 급류에 휩쓸려서 그만 신발이 잦어버렸다.
순간 바위에 미끄럽게 겨우 지탱한 손바닥과 복근에 힘을 주었더니 기적 처럼 몸이 끌어 올려졌다.
보던 분들도 내 몸이 쓸려 갈때 '앗!'
하고 비명을 질렀다.
신발이 젓긴 해도 쓸려내려가는 챙피를 모면해서 다행이었다 싶었는데, 사실 운이 좋아 그렇지 급류에 휩쓸려 내려가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발생될 수 있는 일이라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고 그냥 물이 빠질때 까지 건너지 않는 것이 답으로 보인다.
그리고 먼저 간너가서 중간에 깊은 부분은 손을 잡아 당겨 건넜다.
참 순간 발이 강바닥을 닿지 않는 정도에 건넌다는 것은 다시 하지말아야 할 행동 같다.
어쨋든 그렇게 강을 건너고 숲으로 들어서니 물이 넘쳐나서 길을 바꾼 곳도 여기 저기 있었다.
나중에 보니 이 날도 비로 인해서
트레일이 출입금지 되었다고 했다.
그런 급류로 인해 길이 끊어져 아예
우리 외는 걷는 하이커는 거의 찾아 볼수가 없고 중간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우리에게 상황을 물어보고
또 건너는 풍경을 보고는 아예 포기하고 머믈기도 했는데 그들이 현명한 사람이라 생각이 된다.
그리고 한 군데 더 그런 곳을 건너고는 진짜 물이 깊을 굿 같은 "Hanakapiai Beach" 에서는 정말 건널수가 없어 보였다.
이 곳은 전날 비가 안와도 신발을 벗고 건너야 하는 유일한 곳이었는데 역시 엄청났다.
그런데 돌아 오면서 해변을 보니 해변을 통해 갈수가 있어 해변으로 진입을 했는데 파도가 해변으로 밀려 오며 박자를 느낄수 있었는데,
가능은 한데 점점 파도가 점점 더 커져서 어느 순간 지금이라고 외치고 먼저 뛰어갔다.
바다에 워낙 익숙해서인지 남의 입장을 고려않고 먼저 뛰어 간것이 실수였다.
냇물이 흐르는 곳에 마주친 바다에서도 파도가 밀려와서 다른 사람들은 파도에 휩싸여서 다시 돌아가서
부축해서 나왔다.
좀 더 차분하게 관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는데
다음에 그런 상황이 닥치면 이번을 교훈 삼아 잘하리라 다짐을 했다.
파도 까지 휩싸여 집으로 오는 마지막 고비를 넘기고는 허기가 졌는지 평소 잘 먹지 않는 분까지 먹고 가자고 해서 비상으로 가지고 간 라면을
끓여서 전 날 밥까지 말아서 개밥처럼 된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다시 힘을 내고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길이 험해서 약속 시간 저녁 6시 30분에 늦지 않게 도착을 했다.
운도 좋았고 돌아오는 길은 석양을 등졌는데 문득 문득 돌아 볼 때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가슴에 뭉클한 무엇이 느껴졌다.
이날 저녁 카파에 있는 피쉬 하우스에 가서 정말 맛있는 저녁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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