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날 분위기는 좋았지만 술은 좀 과했는지
시차까지 있는데다가 삼천 미터 넘는 산을
오르내리고 차량 운전까지 도맡은 탓(내 좋아서 하지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인지는
몰라도 입술이 부러텄다.
산행 여행은 '이정도는 되야지' 하는 각오를 새겼다.
그래도 새벽 다섯시에 눈이 쉽게 떠져서 어젯일들을 적어 보았다.
그러고는 아침을 챙기고 길을 나섰다.
여행하면 '얼리 버드' 가 되면 유리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 날은 Lahaina Pali Trail'울 걷기로 하고
저녁에 비행기를 타고 빅아일랜드로 이동한다.
그런대 너무 다행인 것은 날씨가 개였다.
차란하게 파란 하늘과 녹색의 산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실로 압권이었다.
게다가 비온 뒤 그 특유의 풀냄새와 땅냄새의
싱그러움은 뭐가 말할수 없을 정도로 사람을
들떠게 했다.
라하이나 로 차를 몰고 가는데 연신 차 안에서
탄성이 나왔다.
시내에서도 보이는 우람하게 솟은 초록의 산은
어디에고 볼 수 없었던 이국적인 풍경이었는데
시내를 벗어나 라하이나 로 가면서는
남색 바다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도로를 따라 환영의 손을 흔들어주는 키다리
야자수 나무 까지 바닷가 픙경을 환상적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가면서 바로 영감을 얻어 일정을 바꾸었다.
앞으로 산행은 계속 할터이니 팔리 추레일은 한 두시간만 하고 다시 할레아칼라 정상에 다시 가기로 했다.
전 날 간 곳은 국립공원이라 입장료를 차당 25불을 받는데 3일이 유효하다고 했다.
하지만 바닷가에 바로 해발 3,000 미터 까지
치고 올라가는 한시간 넘는 꼬부라진 길은
자신이 없어 포기할 까 했었다.
'잠도 오고 위험하고..'
하기 싫으면 여기 저기 변명을 붙이는 법이다.
하지만 날씨 하나가 사람을 이렇게 바꿀 줄이야
몰랐다.
나중에 보니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팔리 추레일 을 산행하다가 고래 들이
노는 풍경을 봤다.
대 여섯 마리가 물 속을 들었갔다가 올랐다가
물을 뿜어대는 모습은 비록 멀리 떨어져서 바라
보아도 장관이었다.
이틀 동안 힘들었던 것 다 잊어버리고 모두들
사춘기 사절로 돌아간 듯 했다.
그래서 또 하나 제안이 들어왔다.
라하이나에 있는 반얀 트리를 보러 가자고 했다.
반얀 트리는 좀 크게 자라면 땅에 나뭇가지를 내리곤 뿌리를 내려 펴져 나가는 열대 지방에 있는
특이한 나무인데 여기 이 나무는 나무 하나가 공원을 조성할 정도로 거대해서 더운 여름
마을 사람들 휴식처를 제공한다고 한다.
직접 보니 근처 관광지와 어우러져서 꽤나 좋았다.
그리고 '스노클링 두 시간에 50불' 이라는 선박의 광고판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하와이는 할 게 많은데 이번은 산행만 집증하기로 했다.
부두에는 엄청난 인파가 유람선등 각 패키지를
선보이며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나 역시 이미 '홀까닥' 해서 '담에 보자.'
그러고는 담에 오면 섬마다 가는 것 말고
한 섬에만 머물며 산행하고 골프 치고 스킨
쿠버도 하고 윈드서핑을 타기로 했다.
맘 속에야 뭘 해도 상관은 없지.
그 후는 급히 차를 몰아서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라하이나 지역에선 두 시간 걸리는데 시간이
빠듯해서 기름을 채우는 것을 지나쳤다.
그것까지 갔다가 오면 맞을 것 같은데
나중에 게이지 눈금이 뚝 떨어져 불안 불안 했다.
여기는 다운타운을 지나면 야생이 숨쉬는 곳이고 주유소가 많지는 않으므로 유의해야 겠다.
그런데 전 날 안개에 가려 보지 못했던 섬에 절경에 선배님 노래가 절로 나왔다.
'나는 행복한 사람' 등등..
국립공원 올라가는 길이 어제는 비와 안개로
한치 앞이 안보였는데 실로 장관 이었다.
멀리서는 산 높이 때문인지 산 중간 밑에 구름이
모여 있었는데 그 이상을 지나니 파란 하늘이
나오며 구름위를 올라가는 것 같았다.
첨에는 '구름위의 산책' 이라는 영화제목이
떠올랐는데 그것이 아니라 비행기를 몰고
구름밑에 언뜻 보이는 마을 풍경이며 코발트 색
바닷물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땅 나라를 지나 하늘 나라로 차를 몰고 올라가는 듯 했다.
그만큼 겁많은 나는 고소증으로 전십선이 댕겨
운전석 밑으로 더욱 몸이 파고 들며 마른침을
삼켰다.
코너길 운전대 잘못 잡으면 천길 낭떠리지에
어떻게 된다는 것은 내 생존 본능에서 오는
당연한 반응 일게다.
하지만 어재와는 달리 잠이 오지 않았고
올 수도 없었다.
옆에 있는 아내에게 사진을 나 대신 부탁을
했지만 무리한 부탁이었다.
고산 증세후 채했는지 컨디션이 안좋아
심한 코너길 눈감고 쉴려고만 했다.
카메라 드리대다 보면 어지럽기도 하는 것
경험해서 아는지라 눈으로만 만족했다.
그렇게 산 정상에 도착하니 상상할 수없는
바람이 불어서 차 문 여는 것 자체가 힘들고
금방 냉기로 손이 시리다 못해 곱았다.
사진 찍는 것도 포기하고 안 나오실려 해서
구슬렬 정도 였다.
정상의 천문 관측대 근처는 제트 칼바람이
불어서 얼른 내려와서 비지터 센터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화보 촬영' 만 하고
얼른 철수를 했다.
원래 분화구 내려가는 곳에서 베낭의 점심을
먹을려고 했지만 차 안에서 먹었다.
차 안에서 밥먹는데 바람으로 차가 흔들렸다.
하지만 분화구 밑으로 내려가니
내 예상대로 바람이 별로 없었다.
항공 일정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지만
정말 안 보면 후회할 뻔 했다.
본다는 기쁨이 이렇게 클 줄이야.
5시 20분에 예정된 빅 아일랜드 항공 스케줄에
세시간 정도먼저 나갔는데
잘 간 것 같다.
국내편이라도 짐 수속이 까다로웠다.
수속중 초장과 참기름을 베낭에 모를고 넣어서
여는 다른 검색원과는 달리 양을 작게(100 ml
기준일게다) 해서 다시 반씩만 버리고 와서
통과를 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더 걸렸다.
하지만 미리 일정을 여유있게 해서 맘은 편하게
대처를 했다.
물론 엑스레이 보고 일일이 배낭 열어 검사도 했는데 선배님 한 분이 17 년동안 가지고
다니던 등산칼을 압수 당했다.
하와이 여행시 섬과 이동시 항공편을 이용하므로 미리 유의해서 기내에 반입안되는 물품은
부쳐야 한다.
짐은 인당 작은 기내용 가방이 두 개이고
부치는 것 또한 20 킬로그램에 25불 정도하지만 초과시 누진제로 요금이 적용되므로 최대한
줄이는 것이 요령이다.
하지만 섬과 다니는 비행기는 마을 버스처럼
그런 분위기가 안상적이었다.
떳나 싶으니 곧 기착을 했다.
십여분 정도나 떠 있었을까, 신길 전철역애서
졸다가 깜박 눈 떠니 인천 전철역 이었던
그런 느낌 ..
빅 아일랜드는 마우이와 달리 공항도 넓고
정돈 되어있었다.
공항 근처 바닷가 호텔에서 멀지 않는 곳에
월남 국수 집이 있어 속을 풀었다.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우리 몸에 잘 맞았다.
바닷 바람을 쐬며 먹는 '포(월남 국수)'는
일품이었다.
여자 회원들 밥 안해서 너무 좋아했다.
오늘 긴 하루가 날씨 하나로 반전 되어서
해피하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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