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2018년 토론토 산사모 그랜드 캐년 산행 세째날. 카이밥 트레일 하산

박진양 2018. 11. 21. 11:14

 

 

 

 

 

 

 

 

 

 

 

 

 

 

 

 

 

 

 

 

2018년 9월 10일 South Kaibob Trail 하산.

 

지난 이십이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식당 패턴에 맞춰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배였는데

여기와서 기본이 세시에 기상할려니 좀

힘들었다.

변명 같지만 지금 생각 해보니 이 날

너무 힘든 산행을 평생 첨으로 했는데

내리 이틀동안 잠을 못 잔 탓도 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때까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잠 좀 설쳐도 설레이는 맘으로 피곤한 줄 모르고 텐트를 걷고 아침 준비해서

6시 정도에 첫 운행하는 셔틀 버스를

타고 케이밥 코스로 이동을 했다.

그랜드 캐년 에는 각 코스를 연결하는 셔틀 버스가 무료로 운행을 한다.

나도 이번에 가보고 알았다.

셔틀버스 정류소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있고 그 곳에 주차는 또한 무료로 운영이 된다.

깜깜한 새벽에 서둘러 갔는데 벌써 많은

하이커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랜드 캐년 은 워낙 더워서 아침에 산행을 하고 오후 12시부터 4시까지는 산행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그런데 카이밥 추레일 코스에 내려서

다들 볼 일을 보고 가야 하는데 그 곳에서

줄이 장난 아니었다.

여기는 나무가 없는 곳이라 필히 볼 일을

보고 가는 것이 필수였다.

여성분은 더욱 더..

다들 서둘러 볼려니 잘 안되는 사정도 있고 해서 통틀어 화장실이 두 개 밖이고

열 명 남짓 한데도 한시간 가량 지체 된 것 같다.

담에 가면 무조건 화장실로 뛰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화장실엔 전기등이 없기 때문에

이처럼 새벽에 가면 미리 헤드 렌턴을 준비해야먄 한다.

그렇게 위대한 일을 하느라 한 시간을 지체했더니 여명이 밝아 오고 있었다.

어렴풋한 윤곽으로 산행을 하다가

햇살에 반사된 암벽을 보니 정말 장관이었다.

위에서 내려다 본 그랜드 캐년 풍경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사진으로는 담을수 없는 엄청난 크기는

가슴에만 겨우 담을 수 있었다.

한참을 내려가니 뷰 포인트가 나왔는데

이미 많은 하이커들이 뛰어 내려가서

좋은 자리를 잡아서 해 뜨는 풍경을 촬영하고 있었다.

어차피 갈 길이 멀어서 대충 사진을 찍고

내려갔다.

보통의 하이커들은 여기까지 아니면

그 밑의 산장 있는 부근 까지 내려 왔다가

돌아가는 것 같다.

아예 콜로라도 강 밑 까지 가면 그 곳

캠프장에서 자고 다음날 올러 오는 코스를

택하는데 장비가 꽤 필요하고 베낭 무게도

그만큼 무거워 진다.

그런데 이번 산행은 카이밥 추레일로 내려가서 옆으로 횡단하는 톤토 추레일로 갔다가 허밑 추레일로 올라오는 종주 코스 였다.

그래서 삼일을 캠프장에서 자고 가야해서

장비및 식량의 무게등으로 베낭이 꽤나

무거웠다.

새로 텐트 등을 가벼운 것으로 샀지만

그래도 삼십킬로그램이 훌쩍 넘었던 것 같다.

게다가 오지랖 넓은 내가 어차피 캠핑장 도착하면 전기시설도 없이 할 일도 없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어 무리하게 챙겨갔다.

보통 캔 음식은 삼가해야 하는데 참치 캔이며 꽁치 캔까지 그리고 한국식품점에서

구입한 큰 김치통까지 85 리터 베낭에

다 구겨 넣어갔다.

나중에 보니 참치캔은 일루미늄으로 만들어서 그래도 나은데 콩치캔은 함석판

즉 쇠라서 먹고 난 뒤에 가지고 올때도

좀 무거웠다.

모든 쓰레기는 산행을 하면서 베낭에 넣어

오는 것이 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난 뒤 부터 콜로라도 강이 가까울수록 엄청나게 더웠다.

사진 찍다가 무릎을 살짝 삐기도 했고

베낭 밸런스도 잘 못 잡은 탓인지..

모든 변명을 다 늘어놓고 싶은 심정이 되었을땐

도저히 걸어 갈수가 없었다.

보통 산행은 올러갔다가 내려 오는데 비해

바로 하산부터 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그래서 다른분 들 먼저 보내고 엉금 엉금

기다시피해서 겨우 내려갔다.

베낭 무게가 있어 천천히 걸어도 어깨뼈

사이로 베낭끈이 파고 드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잘 난체 하다가 이렇게 망가질때가

있구나.! 하면서 앞으로 절대 잘난체 안할

테니 제발 다시 걷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었다.

정말 사람이 이렇게 갈 수가 있구나 싶었다.

그렇게 겨우 죽을 힘을 다해 콜로라도 강에 다닸을때 절벽의 그늘이 있는 좁은 다리에서 아예 누워서 잠을 청했다.

아내와 다른 여성 회원분도 같이..

다행히 그 밑에 까진 보통 하이커가 12시가 지나니 보이지 않았다.

더워서 그 안에 활동을 끝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좀 쉬었더니 몸을 좀 가눌 수가

있었다.

캠핑장이 근처에 있었지만 어차피 그늘이

없어 덥다고 하면서 콜로라도 강가에서

쉬었다 가기로 했다.

리프팅 여행을 하는 대 그룹들이 좋은 위치에서 교육하는 곳 옆에서 저녁이 올때

까지 기다렸다.

그늘이라도 너무 더웠다.

더워서 도저히 못참을 정도가 되면 옷 벗고 강물에

뛰어 들어 식혔다.

그렇지만 빙하가 녹은 물 인지 너무 차가워 잠시

담갔다가 바로 나와야 했다.

그렇게 해지도록 왔다갔다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갑자기 차가운 겨울이지만 상쾌한 캐나다가 그리워졌다.

정말 더운 것이 그렇게 힘들줄 몰랐다.

이 날 12 킬로미터를 6시간에 내려왔다.

그리고 2091미터 지점에서 756 미터 지점까지 하산했다.

숫자로 보면 별 것 아닌데 엄청난 경사와 베낭 무게로

완전 맛이 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