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토론토 산사모 롭슨 마운틴 산행 둘쨋날 화이트 혼 캠핑장 까지

박진양 2018. 2. 25. 14:43

 

 

 

 

 

 

 

 

 

 

 

 

 

 

 

 

 

 

 

 

전날 늦게 도착해서 대충 자고 나서도 결전을

앞둔 전사처럼 다들 비장하게(?) 일찍 일어니서

준비를 하고 있는 소리가 엷은 텐트 막 사이로

들여 왔다.

아예 늘어지게 자고 싶구만,

원로님들은 왜들 잠이 없어 신지..

전 날 저녁 잔뜩 찌푸린 하늘이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원래 록키는 여름철엔 비가 많이 내리곤 한다고 한다.

우의등 판쵸를 꺼내서 갈아 입으니 배낭까지

부피가 있어 작은 산이 움직이는 것 처럼 보였다.

여기 재스퍼는 롭슨 산을 빼고는 존재감이

없을 정도로 비중이 크고

특히 비시 주에서는 정말 정성을 다해 관리 한다고 한다.

비시주에 있는 공원 사무실에서 바라본 롭슨 산의 풍경은 멋있었는데 산자락 속에 파고 들수록

푸르른 아늑함에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특히 하늘을 찌르는 전나무들의 위용은 엄청나고 그 숲을 가로질러 흘러내려가는 강물 소리가

땅을 흔드는 듯 했다.

전체적으로 반프 방면의 록키보다 더 웅장한 듯

느껴졌다.

실제적으로 첫날 산행인 이 날 목적지는 화이트 혼 캠핑장 이었다.

원래는 좀 더 높은 지점의 야영장을 예약할려고

했지만 그 전해 십일월 쯤에 회원 한 분이 갈지

안갈지 기다려 달라고 하는 며칠 사이에

벌써 예약이 끝나서 이 곳에 할 수밖에 없었다.

산행 일정이 좀 여유가 있어 좋긴 한데

전체 일정으로 볼 때 느슨한 느낌이 아쉬웠다.

롭슨 마운틴 은 캐나디언 들이 즉 국내인 들 보다

전 세계에서 많이 오는 세계인(?)들의 산이었다.

특히 이 곳 은 관광객들의 모습보다 산악인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드문 드문 등반하는 다른 일행들과 대화를 해 보면 출신이 정말 다양했다.

우리처럼 열명 가까이 대규모 그룹인 반바지

차림의 아가씨 들은 미국 몬타나에서 왔고

덴마크와 스위스 등 유럽에서도 많이 왔다.

스위스는 같은 산악 지역인데 굳이 올 이유가

있냐고 했더니 급이 틀리다고 한다.

확실히 한국 지리산의 웅장함 을 겹으로 올린

느낌이 든 롭슨 산이었다.

등반 초입에 내린 징대비는 소나기 인지

이내 그치고 가벼운 차림으로 올라갔다.

이 곳 여름 날씨는 원래 좋은 날씨가 별로 없고

늘 소나기가 오락가락 한다고 한다.

배낭 무게가 있어 한번 쉬고 출발하기가 부담스러웠지만 힘들어 안 쉴수도 없었다.

다들 일이라고 하는 짓이라면 죽어도 못힐짓이라고 하면서 왜 하냐고 하면서도

진지한 성취감이 표정에서 느껴졌다.

높이 올라가니 만년설이 보이면서

추워지고 바람까지 많이 불어 옷이 두꺼워 졌다

점심엔 아껴둔 라면을 먹으면서 포만한 따뜻함을 즐겼다.

앞으로 점심엔 주로 비상식 등으로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등산객들을 위한 쓰레기 통이 산에 없어

라면 봉지나 통조림 캔 까지 배낭 속에 가지고

오는 것이 를 인데 우리 포함한 모든 산악인들이

잘 지켜 주는 듯 했다.

마지막 구름 다리가 출렁이는 작은 모험을 건너

가니 화이트 론 야영장이 나왔다.

드문 드문 숲 속에 있는 야영지가 각자 주소가

다 있는 것이 신기했다.

강 가에 위치한 야영지라 물이 흔하지만

빙하가 녹아 내려온 물에 선뜻 발이 담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차거웠다.

그리고 마시는 물은 빙하가 녹은 강물이 아니라

따로 구름다리를 건너 땅에서 솟아난 샘물을 사용했다.

다섯 시 남짓 저녁을 먹고 나니 전기 마저

없는 산 속에서 달리 할 거리가 없어

하루 종일 걷고는 또 신보를 했다.

휴대폰도 전기가 없는 자연 그대로 좋지만

현대문명에 적응된 우리들은 너무 심심했다.

일찍 눈을 부치러 텐트 안에 들어갔지만

좁은 텐트에서 네 명 자기가 답답하기도 했고

에어메트가 꿀렁거려서 앉아 있기도 힘들었다.

무엇보다 해가 긴 여름이라 밝아서 잠을 청하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다음날을 대비해서

억지로 눈을 감고 보니 어느듯 잠 들고

통트기 전에 새 소리에 눈을 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