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다녀온 여행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토론토에 오기 전에 아트란타의 호텔에
딸린 수영장에서 둘째딸과 함께 보낸 시간이었다.
다른 식구들은 피곤해서 쉬고.
나도 쉬고는 싶었지만 딸이 수영을 가르쳐 달라는데 모른척 할 수 없어 피곤함을 무릅쓰고 수영도 하고 얘기도 했는데
그나마 그 기억 마저 없으면 말만 가족 여행
이지 밥먹고 차를 달린 기억 밖에 없어
잘 했다 싶었다.
수영장 바닥의 파란 페인트 색깔위에 뿌연
부유물에도 열심히 연습하는 딸의 열정에
게의치 않고 같이 수영하면서 저녁노을이
꺼뭇해질때 까지 함께함을 느꼈다.
별 이벤트도 그냥 재밌고 감정의 포만감이
넘쳐 났다.
언제 이런 시간이 자주 올까 하면서..
그러면서 정신없이 달려가는 내 인생과
중년의 그윽한 멋이 넘쳐난 헤밍웨이와의
상관 관계가 뭐가 있어 여기 까지 왔나
하고 잠시 생각 해 보았다.
그렇게 뛰어난 인물과 비교하면 헤밍웨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들으면 욕하겠지만,
평등한 북미에 오래 살아서인지 헤밍웨이 나이를 쫓아가니 친구 같은 편안한 감정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왜? 한창 인생의 황금기 육십에 자살을 했을까.
불굴의 투지를 그린 '노인과 바다' 그리고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 등 작품에서
처럼 부상으로 인해 멍든 몸이지만 본인의
삶에서 더빙은 무리였을까. 하고.
내가 헤밍웨이에게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고 싶은 마음이 더 컸을 것 같다.
하지만 작가적 감수성과 본인의 실 생활은
별개 인 것 같았다.
내가 어쩌면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그
팔십 일 넘게 고기 한마리 잡지 못하고
허탕치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그 어부가
아닐까 하면서 나를 안아 보았다.
이십년 가까이 식당을 하면서도 그냥 늘
생활고에 허덕여 커가는 딸들에게 큰 힘이
되 주지 못한 아빠라는 열등감과 한국에 있는 친지에게도 도움을 주지 못하고
내 한 가족 벌어 먹이기 급급해서 찾아 뵙지
조차 못한 자괴감에 살아가는 내 모습을
돌아 보면서 불현듯 위로 해주고 싶었다.
그래!
이게 인생이고 이렇게 라도 포기하지 않고
아니 받아 들이고 다음 파도를 기다리는
어부처럼 너도 잘 살고 있다고 용기를
주고 싶었다.
이런 자존감을 헤밍웨이가 나 한테 준 것
일까 하면서 비릿한 바닷 내음이 코 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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