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에서 동해안 같은 분위기의 방파제가 있고 등대가
있는 풍경을 보고 싶다면 포트 도버로 가면 된다.
어제 고향의 지인들과 한잔하고 집에 들어와서 거나한 기분에 심코 시티 근처로 드라이빙
가자고 얘기했던 것 같다.
아침 일찍 술도 덜 깼는데 가자는 얘기에 응겹결에 길을 나섰다.
십년전에는 이 근방에 동유럽 출신으로 보이는 분의 송어 양식장이 있어
겨울의 벽난로를 나무로 때며 송어를 직접 잡아 회를 먹던 곳도 있었다.
포트 도버에 가면 영덕 비슷한 풍경의 바닷가에 등대가
있고 어부의 동상이 있다.
원래 이 곳이 민물고기를 많이 잡던 곳으로 유명하다.
온타리오호수로 유입되는 나이아가라 폭포위에 있는 이리호가 이 곳에 있어 물도
무척 깨끗한 것같다.
이 바다 같은 커다란 호수 너머는 미국 이다.
아마 펜실바니아주가 보일 것 같다.
물론 여기에선 수평선 밖에 보이지 않는다.
말이 호수이지 바다같다.
겨울이라 이 근처가 쾡하지만 시즌에는
무척 붐빈다.
강을 따라 유람선도 운행하는데 잔잔한 강물을 따라 가면
강변에 온갖 모양의 별장이 볼 만하고,
갈대밭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한사람당 십 몇 불하고 삼십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부담없이 탈만하고 애들이 있다면 더욱 좋다.
그리고 방파제의 의자를 보면 누구 이름이 적혀있는 데
도네이션하면서 이름을 남긴 것같은데 좋은 생각같다.
우리도 이름을 남기고 싶다면 멀쩡한 바위에 새기지 말고
공공시설을 기부하며 남기는 것도 괜찮을 것같다.
방파제 옆에 해수욕장이 있는 데 시즌에는 인파로 붐비고
근처에 물고기가 많아 낚시도 잘 되는 편이다.
철지난 겨울 바다에 사람이 전혀 없을 줄알았는데
그래도 몇 사람씩 와서 산책도 하고 갈매기등 새들에게
먹이를 주니 잔치하는 줄알고 모여든다.
그 방파제에서 해변을 따라 시선을 좇다 보면 멀리
롱포인트가 보인다.
롱포인트는 모래로 만들어진 뾰죽하게 새부리처럼 생긴 해변인데 길이가 사십킬로미터 정도 되고 폭은 가장
넓어도 일킬로미터가 안되는 것같다.
그 해변은 조지안 베이에 있는 와사가 비취보다 훨씬
좋은 데 잘 알려져있지는 않는 것같다.
물 색깔도 바다처럼 파랗고 모래도 하얀색을 띄는 것이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처럼 길게 펼쳐져 물속도 깊지
않아 수영하기도 좋고 윈드서핑이나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도 좋고 애들 데리고 가서 모래 장난 하기에도
정말 좋은 곳이다.
롱포인터 근처로 운전하다 보면 철새 도래지로 보이는
갈대숲이 있는 데 잘 볼수 있도록 전망대를 나무로 나즈막이 설치도 해 놓았다.
봄 가을에 철새가 지날 때면 장관을 이루고 유엔에서 지정한 보호구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근처의 별장을 빌려 며칠 지내도 정말 좋은데
배가 없어도 수로를 낀 곳을 빌리는 것이 좋다.
수로에 물고기가 많아 낚시하면 고기가 정말 많이 잡힌다.
오 육년전인가에 갔을 때도 그 수로에서 잡은 물고기로
된장 좀 풀고 매운탕을 맛있게 해먹었다.
물고기 종류도 많고 해서 애들이 낚시에 빠져 어른들한테
귀찮게 매달릴 틈도 없이 잘 놀곤 했던 것같다.
그리고 저녁에는 캠파이어를 뒷뜰에서 했는 데 주위가
휴양지이고 불 빛이 없어서인지 별이 알공퀸 파크에서
보는 것처럼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밤에 롱포인터와 포터 도버사이를 유월 근방인가에 차를
몰고 가다 길가 숲 속에서 뿌연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같아
차를 세우고 내린적이 있었다.
반디불이 얼마나 많은 지 아바타 영화에 보았던 숲 속 같았다.
어둔 숲 속을 반디불이 날라다니며 밝히는 풍경이 아득한
어린 시절에 보았던 시골집 반디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애 들 또한 첨 본 풍경에 무척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롱포인터 들어가지전 철새 도래지를 지나며 골프장이
조그맣게 있는 데 나인홀이고 요금은 십오불 정도 했었다.
그래도 그런대로 칠만하고 오유월에는 유채꽃이 노랗게
웃고 있고 멀리 바다 같은 이리호가 파랗게 보이는 데
제주도에서 골프치는 듯한 풍경이다.
옛날에 그 곳에서 골프를 치면 애들은 파워카트를 운전하게 했는데 애들이 정말 좋아한다.
원래 골프장에 그렇게 애들이 다니면 안되는 데 평일 조용
할때는 한적해서 회원도 적고 해서 다닐만 했었다.
그리고 그 골프장 근처 야외 탁자에서 갈비 구워먹어도
좋고 바다같은 파란 물을 바라보며 피쉬 앤 칩에서 식사를
해도 좋다.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고 근처에서 잡은 민물고기라는 데 푸짐한 질감이 입안에 가득하고 맥주
한잔 곁들이면 신선이 따로 없는 것같다.
한잔 하고 한두시간 비취 근처 그늘에서 차 세우고 한숨자고 노을진 바다를 감상하고 차를 몰고 오며
반딧불 숲길을 지나 토론토로 돌아오면 하루가 꽉찬
여행이 된다.
사공일 고속도로를 타고 사공삼에서 빠져서 다시 육번
도로를 타고 쭉 가면 포터 도버가 나온다.
보통 천천히 가도 두 시간이면 충분히 가고 칼도나이도
근처 강가에서 차를 세우고 그 곳 강변 파크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은 것같다.
시즌에는 정말 경치가 좋고 겨울바다를 찾아 잠시
드라이브를 해봐도 괜찮은 것같다.
커피 한잔사서 차안에서 마셔가며..
그런데 롱포인트와 포터도버사이의 중간 중간에 해변이
있는 데 어디를 가도 참 경치도 좋고 물놀이를 즐겨도
좋은 곳이다.
물론 조금 시즌적으로 기다려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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