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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사나이 미스터 제

박진양 2012. 9. 10. 11:42

이천삼년도 연말을 보내며 자난해 경우를 생각해서

준비를 많이 했다.

재료도 많이 했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스텦을 구해 놓았다.

연말분위기가 형성되는 십이월 이십일 정도에서 일월삼일

을 전후로는 식당이 한가해서 일정한 인력을 뽑기 힘들었다.

홍천씨도 관두고 한국을 다녀올 예정이었지만 며칠 피크타임을 해주었고 미스터 제라고 연말동안 봐주기로

했다.

그래서 그해 연말은 그야말로 드림팀이라 오다가 들어

오기 무섭게 다 해치웠다.

스시바에서 나 포함 세사람 뒤에서 마끼맨만 세사람

이렇게 스시파트만 여섯사람이라 인해전술로 밀려

내려와도 기관포로 무력화시키는 느낌이었다.

피크타임 하루에 칠 팔천불씩을 팔았던 것 같다.

그런데 잠깐 일하기로 한 미스터 제가 해가 바뀌어도

계속 해 보고 싶다고 했다.

미스터 제는 여기 영주권자로 고등학교 때 이민와서

대학을 휴학 중이었고 당시 나이가 스물 아홉 정도 되었다.

사람자체가 조금은 어두웠어도 아주 남자 성격으로

짧은 시간에도 직원들 모두가 좋아 했다. 우리 식당에

들어오면 밝게 사람도 변했던 것같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로 생각해야 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냉철한 결정을 하지 못한다.

무슨 취미 동호회와 비즈니스로 만들어진 조직의

차이를 잘 몰랐던 것 같다.

겨울 시즌이라 다시 감량경량을 해야하는데 사람을 앞에 두고는 관두라는 얘긴 참 어려운 것 같았다.

그것도 그 친구 성격에 힘들었을텐데, 하고 싶다는 예기가.

세상에 지친 천재가 뭔가에 재미를 가질려는 모습 자체에 감동 받은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맡기고 내가 조금 쉬어 가며 하면 되겠지

합리화 시켰다.

참 식당이라는 게 우스운 것이 그 조그만 차이가 나중에

경비 면에서도 차이가 나고 음식에서도 차이가 났다.

일적인 면에서는 효율적으로 속도감 있게 처리가

되었지만 해치운 다는 그 뭔가가 맛을 이프로 정도 떨어

지게 했던 것 같다.

또 방만한 조직은 직원과 오너 사이의 관계를 살짝 거리감있게 만들었다.

미스터 제 자체로는 사람이 거짓없이 강직하고 남자다워

인망이 높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식당규모에서는

벅찬 사람이었다.

직원도 오너가 감당할 수있는 수준의 선에서 채용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맘 약한 나는 조금 더 기다리면 매상이

받쳐주어 이런 사람이 잘 쓰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보다는 싫은 소리를 못해서 한 일년 가까이 끌려갔다.

그 일년 간 주한이도 결국 그친구가 그전에 일하던 식당으로 갔고 처남도 그 식당으로 가서 일하게 되었다.

일부러 할려고 그렇지 하지는 않지만 세상일은

단추하나가 나중에 예기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칼자루를 쥐었을 때 휘둘러야 할 때는 휘둘러야만

하는 것이 비즈니스인것 같은 데 항상 위선어린

휴머니스트 흉내 내느라 뒷 북을 친다.

비즈니스가 잘 될때는 괜찮지만 세상이 혼자만 휘바람

불게 놓아주지를 않아 괴로운 결정이 필요 한것 같다.

그런데 처남은 미술을 해서인지 감각이 있고 해병대를 갓

제대한 젊은 체력으로 주어진 일을 참 잘 받아 들이고 일이 빨리 늘었다.

그리고 처남이라 직원들 간에 괴리감이 들까봐 첨부터

주한이와 미스터 제한테 부탁해서 잘 어울리게 했는 데

내가 쓸 사람은 내가 키워 나가는 것이 현실이었던 것 같다.미스터제는 그때 다시 복학해서 흉부 외사의시를

해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요 최근에는 현지 교민을 위한 전문 한정식점을 오픈해서

잘 되고 있다. 사실은 그 친구가 한것이 아니라 집안에서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머님께서 하지않았나 싶다.

그 곳에서 같이 일했던 분 한테 듣기로는 거지없이 좋고 듬직한 사람이라

들었다.

사실 그 친구도 센 척 했어도 나와 같이 맘 약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항상 자기 맘이랑 상괸없이 결정되어도 묵묵히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것 같다.

혹시 만약 기회된다면 그 친구 얘길 쓰고 싶지만 내 느낌으로는

별로 좋아 하지는 않을 것같아 이쯤으로 마무리 한다.

아마 만나면 둘이서 술은 한 잔 진하게 하게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