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토론토 남성 합창단 공연을 보고

박진양 2016. 4. 12. 14:11

 

 

 

 

 

 

 

 

 

 

지난 주말에는 지인의 초청으로 남성 합창단

공연을 감상하고 왔다.

세련되게 잘하는 공연은 아니었지만 공감하고 감동을 받았다.

이민 생활을 하면서 특정 종교 활동도 아니면서 순수하게 음악만을 위해 연습을 하는등 시간을 할애하는 자체가 힘든 일이다.

그리고 합창단 최연소자가 나이 오십 이고

평균 연령은 욱십남짓하고 칠십넘는 분도

눈에 띄어서 한국 같으면 노인 합창단이라야

어울릴 것 같지만 젊게 살아가는 이민 생활을 고려하면 청년으로 보이고 남성으로 대표되는 것이 어울려 보인다 .

공연장은 농장에서 열렸는데 집안 분위기가

원목으로 된 실내에다 칭밖 너머 목가적 풍경까지 더해서 운치가 넘쳐났다.

첨엔 그저 좀 싸한 초 봄 날씨라 여겼는데

공연 하는 사이에 하얗게 눈이 내려서 더욱

낭만적 분위기에 빠져 보았다.

술 마시고 가라오케바에서 '맆스틱 짙게 바르고'를 부르면 뽕작이지만 유니폼을 입고

입을 모으니 베토벤이 모드로 바뀌는 것이 예술의 힘 인 줄 모르겠다.

그리고 지붕위의 바이올린에 나오는 주제곡 '선 라이즈 선셑'을 부를 때는 울컥하는 감정이 올러오면서 눈시울이 젖었다.

이제는 애들을 시집 장가 보내는 비슷한 처지에서 오는

공감이라서 이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래 여기 공연을 하는 분 역시 애들 대학 졸업 해서 자리 잡고 개중에는 결혼까지 해서 홀가분한 심정에다 허전함이 함께 하는 입장일 것 같다.

그리고 나서 이제는 우리가 원하는 여가 시간을 보내면서 살아가는 인생이어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취미 생활은 자기 성취에 도움을 주리라.

그러고 보면 한국과 또 다른 약간의 차이가 느껴진다.

한국에서는 결혼을 하면 혼주가 부모님이고

그래서 넓은 인맥이 도움이 되지만

캐나다는 혼주가 말그대로 당사자가 되어서 알아서 한다.

그래서 본인이 알지 못하는 사람이 축하하는 것도

별로 원치 않고

필요 이상 많은 사람이 오는 것도 부담이어서

적당히 아는 사람 불러 조용히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인맥을 불릴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인지 한국과 달리 이민 생활이라 먹고 살기 힘든 데 겉치례만은 해방되어 여가 시간은 이렇게 본인이 원하는 취미 활동을 할 수있는 것이 캐나다 다운 느낌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름다운 여성 합창과 달리

굴직한 힘이 느껴지는 남성 합창의 노래를 듣는 시간이

참 좋았다.

앵콜송 신청은 이심전심인지 '선라이즈 선셑'으로 입을 모으고 다시 한번 눈시울을 적셨다.

나이가 들어가니 눈시울 젖을 일도 없어서이지 젖어가도 챙피한 것도 없어

그저 그렇게 내버려 두는 뻔뻔한 나 자신이

대견하게(?) 보인다.

그런데 여기 공연을 하는 '이씨 농장'은

풀어 키우는 계란이 삼십개에 십불이라

살만하고 미리 세 시간 전에 전화를 하면

토종 닭과 오리 백숙도 가능해서 다음에 찾고 싶어진다.

특히 한국과 달리 이런 븐위기는 캐나다에서

찾아보기 힘들어 목가적 풍경 속에서 한국을

느껴 보기 좋은 곳 같다.

이씨 농장 전화 번호는 416-999-8800

주소는 2191 25th Side Rd. Milton. ont. 이다.

그러고 보니 또 한가지 느낀 점은 개도 사람처럼 키우면

쟤들도 사람으로 그것도 주인의식을 가지는구나 싶었다.

농장에서 쉐퍼드등 대형견을 키우는지 주차를 하면

사람은 안 보이고 개가 먼저 꼬리를 흔들면서 마중을

나온다.

물론 캐나다에서 좀처럼 개가 물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워낙 크고 몸을 비빌때 중량감에 맘 속으로 물면 어쩌나

하고 겁이 났다.

그리고 주인이 나서서 뭐라 말려 줄 것 같아 멀리 농장 가운데 집을 보지만 끝내 집안을 들어서야 주인 내외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보면 원래 주인은 얘들 개들이었던 것 같다.

몸을 비비고 기대면서 안심시키면서 집안으로 안내를

했던 것은 개였고 닭이 멀리 달아나면 잡아 두는 것도

또 다른 쉐퍼드 였고 페티오 데크에서 '쓰윽' 한번

쳐다 보고 꼬리 조차 흔들지 않고 조용히 물러나는

녀석은 보스 개 같았다.

개라기 보다 밥 값 아니 인건비 이상 일하는 가족의 일원

처럼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개판은 개판인데 개가 주인 노릇 이상하니

이 넓고 여유로운 자연 속의 캐나다에서는

모든 존재가 그 곳에서 융화되어 함께 하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