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십년도 시즌에는 은진씨가 홀을 맡아주었다.
한국에서 중앙대 약학과를 나온 뒤 약국에서 근무하다
캐나다에서 약학에 대한 자격증을 따기 위해 왔다.
그렇게 목적의식이 뚜렷한 사람은 보기 드물었다.
보기엔 예쁘장하니 공부와 인연이 없을 것 같은데
아주 집중력이 있었고 이큐가 높은지 개념 파악이 빨라
은근히 일을 잘 해나갔다.
항상 싱글벙글 웃고 다니니 누구와 부딪힐 일도 없고
설겅 설겅하는 것 같은데도 할 것은 다하는 식당에서는
이런 사람이 최고인 것같다.
일은 잘해도 고집이 있어 손님과 싸우는 웨이츄레스도
있고 주방에 일하시는 분이랑 잘 부딪히는 분이 있는데,
참 난감하고 답이 없다.
본인이 맘이 안 맞으면 알아서 나가는 것이 최선인 것인지.
조금 참고 기다리면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사람이라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고마워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리고 조지 브란운 칼리지의 호텔 경영학과에서
다니던 학생들의 경우 교과목에서도 손님이 어떤 억지를
쓰도 싸우면 안되는 것이 답이라고 들었는 데
손님이면 알아서 참아 줄수있는 사람이 제일 좋다.
그래서 웨이츄레스는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같다.
일단 밝고 긍정적이고 판단력도 요구되고 소위 눈치가
좀 필요한 것같다.
웨이츄레스란 잡을 잘 할수있는 사람은 살림도 정말 잘하실것같다.
결혼생활도 따지고 보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므로..
그렇게 보면 은진씨가 모든 요구 조건을 갖추고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호기심이 있어 본인도 일을 즐겼던
것같다.
그리고 목표의식이 뚜렷히 있어 이런 사람 옆에 있으면
에너지가 느껴지고 손님도 좋아했다.
여기 캐너디언도 언어가 좀 덜 통해도 사람은 영적인
동물이라 호의가 있는지를 다 느끼는 것같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후에 캐나다에서
자격을 주는 시험은 일차 이차 필기 시험과 삼차 면접
시험이 있다고 한다.
합격하면 여기에서 그 쪽 분야에 취직도 쉬어 대개는
영주권도 쉽게 나오고 미국에서도 인정을 받아
미국쪽으로 가기도 한다고 들었다.
은진씨 친구가 미국 마이애미 쪽에 있어 취득후 미국에
갈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 자격 시험은 여기 학원에 강의도 간간히 듣지만
거의 독학 수준인데 상당히 힘들다고 들었는 데
은진씨는 일년 조금 넘게 있으면서 일 이 삼차 시험이
다 합격하고 돌아갔다.
여기서 약대를 나온신 지인들도 그렇게 한번만에 시험에 합격을 했다니
믿지못할 정도로 시험이 까다로운 것같았다.
시험을 앞둔 일주일 정도 시간은 양해를 구해 옆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메꾸어 주었다.
주위에서 맘적으로 도와주었지만 본인의 의지와 집중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간뒤에 가끔식 전화가 오곤 한다.
한국에서 약국에 근무하고 있다고 안부를 전해왔다.
은진씨 얘기중 학교 다닐 때 교수님 강의중 여자가
약대 졸업후 가장 중요한 것이 샤트맨을 잘 만나야 함을
강조했단다.
여자가 약국을 하면 든든한 쟙이라 대개는 만난 남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잘 까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이 공평한 것인지.
은진씨 나이도 차는 데 샤트맨을 잘 만나고 있는 줄
모르겠다.
그리고 사년간을 우리식당에 일을 하고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있었다.
유경이라는 학생은 공부밖에 모르고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욬 대학 매스미디어과를 졸업했다.
사년 안에.
복수 전공도 해서 두과를 삼학년 까지도 다녔는데
어느날 우리 식당에 백인 할아버지 보고 인사를 했는데
그 분이 욬 대학 총장님이라고 들었다.
캐나다에서는 겉 모습만 가지고 판단을 할 수없는 사회
인 것같다.
유경씨는 하나를 가르치면 하나만 파악하는 집중력과
포커스가 있는 스타일이라 첨엔 좀 솔직히 답답한 면도
없잖아 있었다.
그런데 또 그런 사람은 본인이 열심히 하면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하는 것같다.
정말 꼼꼼히 또 진심으로 주위를 챙기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낄 수있었다.
사년이 넘는 시간을 한결 같이 일을 해주어 너무 고마웠다.
지난 사년 동안 간간히 옆서와 편지를 받은것을 사무실벽에 꽂아두고 지나가면서 가끔식 읽는다.
그런 편지와 격려가 나를 싸잡아 매는 힘을 주는 것같다.
사람은 남의 기대에 부응할 려는 맘이 자신을 지켜주는 것같다.
착한 아이 컴플렉스라 말해도 좋고.
나 또한 조직 속에서 긴장하고 살아갈 때 실수도 덜 하고
삶의 포커스를 느낄 수있는 것같다.
그렇게 일하는 직원 분이랑 더불러 이 식당을 꾸려온지도
육년째가 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