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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병가후 겨울 그리고 한라산 등반

박진양 2012. 12. 3. 06:45

 

 

 

 

 

 

 

 

 

 

 

 

 

 

 

 

 

 

결핵으로 인한 병가를 가져보니 직장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

물론 그동안 꿈에만 그려 보았던 장기 산행도 원없이 해

보았지만 그래도 현실이라는 땅을 디디지 않고는

그 어떤 꿈도 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솔직히 불안해졌다.

그래도 강훈덕분에 포항에 있는 암벽 등반대회의 코스도 쉽게 익숙해지고

오환씨도 일본 원정을 다녀 온뒤에 관음암에 시지포스라는 길도 내고 짧지만 박쥐코스도 냈다.

코스낼려면 기존의 암벽에 붙은 흙이라든지 청소부터

할것이 많고 확보도 봐주는 등 옆에서 거들일도 많다.

무릉산악회의 영철이와 내가 많이 함께 했었다.

영철이도 암벽에 대한 열정이 많아서 자주 어울리고

어울리다 보니 인간적으로 많이 가까워졌다.

어느날 형! 그러면서 기념으로 자기베낭이랑 내 로우 베낭

이랑 바꾸자고 했다.

내심 내껀 메이컨데 하면서 바꾸어줬다.

삼년뒤 영철이는 소요산에서 하강도중 사고사후 화장하는

날 알게 되었다.

아직도 영철이 쟈칼 베낭을 기념으로 가지고 있다.

영철이랑 쉬면서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려놓고 보고싶다.

등반하던 그 어느날 영철이하고 향로 산악회 당시 간판스타 기현이랑 함께 시명리 근처에인가 부산에서

가이드 산행을 하던 산악인이 발목을 골절당했다.

회원이 오십명이 되어도 따라오는 사람들이라 대책이

안서 구조요청을 해와서 세명이 가서 들것을 마련해서

해봤지만 길이 좁고 가파르서 업고 내려오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교대로 업고 내려왔는 데 다섯시간 정도 걸렸다.

그 분이 체격이 커서 업어도 손이 안잡혀서 머리띠로

보조를 해서 내려왔는데 아저씨 미안했는지

아까 사람들이랑 느낌이 편하다면서 사실 자기는

구십오킬로밖에 안나간다고 강조를 했다.

우리가 보기엔 넘을 것 같은데.

나중에 보경사 입구까지 내려오니 고맙다면서 삼만원을

주었다.

그 돈으로 영철이랑 기현이랑 셋이서 포항역앞 삼겹살집에서 배터지게 먹고 떠들고 웃었던 생각이 난다.

나중에 기현이도 방위근무 끝나고 포철에 입사해서

축하를 해주었다.

영철이도 처음엔 오환씨를 경계했는 데 실력이 있는 걸.

나중엔 많이 따르고 서로 좋은 시간을 많이 가졌다.

오환씨는 별명이 여우라고 할 만큼 베낭도 빈틈없이 잘

꾸리고 같이 생활해보니 너무 혼자서 스케쥴을 관리를

잘했다.

완벽한 인간처럼 보였다.

모든 완벽한 인간도 사랑앞에서는 다 허물어지는 것같다.

그 때 서울에서 알았던 아가씨가 우리집에 주말에 놀러

왔었다.

그 아가씨도 맘에 들고 했지만 클라이머라는 꿈을 버릴수

없어 망설이고 있어 그 아가씨한테 오해를 샀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울면서 아침 버스를 타고 떠나는 데

오환씨가 마침 회사의 당직이라 출근을 해서 나 한테 전화가 와서 붙잡아 달라고 했다.

그래서 온 갖 너스레를 떨면서 붙잡았다.

두어시간이면 된다는 오환씨가 저녁 여덟시에 와서

열두시간 동안 떠들어서 나중엔 목이 쉬었다.

그래도 그 해에서 통틀어 가장 보람있는 일을 하지않았나 싶다.

내가 보니 아가씨가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은 타고난 여자

여서 오화씨랑 잘 맞을 것같아 많이 밀어 주었다.

나중엔 둘이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

얼마전에 전화를 했는데

대뜸 어머! 진양씨였다.

그 과거가 있어서였는지.

그래서 사람의 추억은 속일수가 없나보다.

우리 오환씨도 잘 살고 있다는 말에 삶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 해 겨울에는 오환씨는 세계암벽 순례를 떠나기전에

훈련삼아 내연산의 올망졸망한 바위에 매달려 볼더링

코슬를 많이 개발했다.

겨울에 웃통을 벗고 바위에 매달려 시간을 보냈다.

포철산악회 멤버도 많이 매달려서 인계가 되었늘 것같다.

그리고 우리산악회에서 라키오트피크 훈련등반의 일환으로 한라산 백록담에 있는 설벽으로 갔다.

갈 때 일반회원들도 한라산 등반을 가서 돈독히 하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한라산 백록담 설벽은 히말리야 원정가기전 히말리야와

비슷한 환경이라 설벽등반과 눈삽도 사용해 보고

피켈을 사용한 슬립시의 확보법등 다양한 훈련을 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등반대장 대식이형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텐트안에서 버너로 젖은 비브람을 말리며 양주에

땅꽁 구워 먹었던 맛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산을 핑계로 배를 타서 떠나 보니 더욱 좋았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접할 기회가 되었다.

정상의 설벽훈련을 끝내고 개미목코스인지 길을 잘못

들어 내려오는데 원시림이 우거진 열대지방의 분위기도

풍기는 쥬라기공원에 나온듯한 특이한 경치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참 아름다운 강산이었다.

그리고 올 때는 배를 타고 완도로 왔는 데 전라도의

섬풍경 또한 너무 좋았고 짧은 시간에 전국일주를 한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