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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현실

박진양 2012. 9. 27. 04:53

 

 

 

장사하면서 누구나 돈에 후달리는 경험이 있을 것 같다.

은행에서 빌린 돈은 이자 내고 버티다 못 내면 손 들면

된다.

누군가 주위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

캐나다에서 너무 빚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것 없다고.

갚는 데까지 갚다가 죽으면 그만이라고.

하지만 은행은 법적으로도 완전파산과 모든 빚을 묶어

반 정도로 해주는 제도가 캐나다에 있다.

그리고 칠년이 지나면 다시 크레딧이 시작된다고 했는데

개인한테 진 빚은 맘 빚이라 꼭 갚는 것이 좋다.

지난 여름 지인한테 급하게 천 불을 빌리고 또 삼천불을

빌렸는 데 올해 이상하게 일이 많아 갚아지질 않았다.

식당 리노베이션도 했고 냉장고등 장비도 새로 바꿨고

게다가 나는 왜 또 차 사고를 내서 그야말로 사고를

치는 지 나도 이러는 내가 싫다.

그리고 정상대로라면 장사가 딱 되서 빌린돈 싹 정리해야

하는데 바로 옆집에 중국사람 올 유캔잍집이 들어서

단골손님은 유지되는 데 뜨내기 기본 손님은 저인망 그물로 쌍끌이 해가는 약간은 도둑맞는 것 같은 서해안

중국 어선 같다.

이것이 아마 인생인가 보다.

내 기준에서 벗어나 세상의 기준에 맞춰 눈 높이를 낮춰야

할 시점인가 보다.

그래도 빌린돈은 갚아야 하는 데 하는 맘으로 몇 주일

고민하고 있으니깐 혜진이 엄마가 십이월에 새로

계를 들어 갚기로 하고 그 동안은 친구한테 만 불을 빌려

지인한테 빌린돈과 외상값 그리고 차 수리비를 쓰기로

했다.

여기 빼서 저기 매꾸는 식인데 이 동토의 땅 캐나다에서

이렇게 융통해주는 혜진이 엄마가 너무 고맙다.

그런데 돈 만불 손에 쥐어 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허무하게

나가니 혜진이 엄마 어깨가 너무 쳐져 보인다.

인생이 뭔지 중년의 여자는 돈이 없으면 너무 불쌍해 보인다.

이 여자를 위해 돈 벌어 주고는 싶은데 아마 세상 모든

남자들이 먹이 구하러 나온 숫 늑대처럼 들판을 헤매고

다니겠지.

아쉽게도 모든 늑대의 꿈을 채워 줄 만큼 다른 모든 동물도

그냥 허술하게 살아가지는 않겠지.

그랬다면 벌써 멸종 되었었겠지.

옛날에 생전 김 대중대통령께서 동물의 왕국을 즐겨 보았다는 데

나도 그 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맘이 편해진다.

그래 이렇게 살아만 가도 기적이고 다행한 행복이라고..

이런 아내가 삶의 동반자로서 깊은 연민과 의리와 정이 느껴진다.

그런데 현실이 힘든 만큼이나 희안하리 만큼 작은일에도 감사하는 맘이 깊어진다.

배고프면 소크라테스가 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