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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오고 가는 캐나다

박진양 2012. 9. 8. 02:26

세상에 모든일이 다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분위기 참 좋은 식당이고 젊음이 넘치는 식당이었다.

하지만 너무 젊어서인지 우리 식당의 기둥이 되는 홍천씨와 주한이사이에

가끔 말다툼이 있었다.

평소에 타고난 요리사에 친절하고 감성도 풍부한 홍천씨가 나이도

여덟살 정도 많은 만큼 친형이상으로 잘 대해 주었다.

주한이도 시원한 성격에 유머도 풍부해서 형이라 살갑게 대했는데

아마 두사람 다 예술적 기질이 강해서 인지 싶다.

그리고 한국 정서에는 연장자를 존중하는 기본 적인 예의와 지혜가

주한이가 부족했거나 홍천씨도 가끔 여성스러울 만큼 섬세해서인가.

어느날인가 홍천씨가 내가 주한이를 감싼다고 말한적이 있었다.

주한이가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혼자서 일해서 학교다니고 생할하는데다

나중에 여동생까지 와있어 안스러워 그렇게 보이는 면이 섬세한 사람

눈에는 보였을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평소에 서로 그렇게 잘 지내다가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서 보니깐 직원 들간의 문제는 오너가 개입할 수없는

문제인 것같고 할 수도 없는 것같다.

단지 정확히 객관적 판단만 전달했어야 할 것 같다.

그때는 너무 의욕이 넘치고 오지랖도 넓고 해서 그런일이 있으면

끝내고 술 힌잔 사면서 얘기하고 어느날인가는 새벽 세시쯤

주차장에서 차 타기전에 까지 얘기하고 들어갔더니 그날따라

결혼기념일이라 혜진엄마한테 좋은 소리 못 들었다.

사람은 원래 보고 싶은 것만 보아지고 듣고싶은 것만 들어진다고

얘기하 듯 암만 해도 소용이 없는 짓인 걸 나중에 깨달았다.

그래도 별로 결과가 없었는 데 또 한번 그렇게 밤을 새고 갔더니

그날따라 혜진이 엄마 생일이었던 것은 생각나는 데 왜

말다툼 했는 지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노력하고 애썼다는 것 외에는.

그리고 몇 달후에 홍천씨는 떠나갔고 내 맘도 한 계단 내려갔다.

나도 유메이 식당의 든든한 처남이 부러웠다.

그리고 생각하니 캐나다에 와서 조금 자리잡는다 싶으니

맞사위 역활을 해야 하지않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때 막내 처남이 군 제대하고 쉬고 있어 캐나다에 오고 싶어 했다.

혜진이 엄마한테 얘기를 했더니 반대를 했다.

해주고는 싶은데 내 하고는 맞지않을 꺼라는 얘기를 했다.

이민와서 주위를 둘러 보면 친척끼리 잘 지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서로의 기대감과 비즈니스로 인한 돈 관계로 서먹해진 경우가 많았다.

내가 그전에 도너츠가게에서 일할때 사수였던 분도 매형한테

돈을 이만불 빌려주었다가 받지를 못하고 있다면서 웬수사이로

지낸다고 했다.

물론 서로 의지해 가며 잘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 같은 일도

이민 사회에서 비일비재해서 혜진이 엄마가 염려 했지만

나는 좋은 쪽의 예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어렸을 적 처남 모습이

눈에 선해서 끌어 주고 싶었다.

나역시 보고 싶은 현실만 보는 평범하고 약한 사람이었다.

그 뒤에 홍천씨는 한국에 다녀와서 다른 가게에서 일을 해서

취업비자를 내서 영주권이 나와서 지금 캐나다에 잘 살고 있다.

주한이도 나중에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한국가서 잘 살고있다.

얼마전에 버스안이라면 서 전화가 왔다. 참 반가웠다.

그리고 처남도 캐나다에 와서 우여곡절끝에 뱅쿠버에서 일해서 취업

비자가 나오고 지난 주에는 영주권을 받았다고 연락이 왔다.

시간이 지나서 보면 각자의 인생이 다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