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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캠핑 3

박진양 2012. 9. 2. 09:06

 

 

 

여름 쯤 되니 캠핑장에서의 출퇴근이 거의 일상화

되었다.

어느날 저녁에 보니 캠핑사이트에 아피스에서 온 편지가

있었다.

마을의 동네 꼬마들이 침입해서 에어매트리스를 갖고

놀다 엉망으로 해놓았다.

그 집 부모들이 애들 말을 듣고 아피스에 와서 자진신고를

해 왔는데 진심으로 사과하고 피해 물품이 있다면

전액 보상해주겠다는 얘기였다.

한국이나 캐나다나 애 들 별난 것은 어쩔 수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배상은 받았는데도 좀 찜찜했다. 그래도 애들 얘기

듣고 부모님들이 알아서 책임 져 준다는 것에는 맘이

풀렸다.

휘영청 달 밝아아서 술도 술술 넘어가고 얘기도 이어지고

하다 좀 늦게 잔 것같다.

그래서 아침에 늦게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하고 깨끗히

그 날 따라 안하던 뒷 정리 까지 했는 데 차 키를 드렁크에

넣고 잠가 버렸다.

이럴때 록 스미스 같은 전문회사가 있는 데 시내에서

멀어 오래 걸리고 요금도 비쌌다.

제일 무난한 것이 씨에이에이( caa )에 가입해서 서비스

부탁하면 한시간안에 온다.

보통 백불미만의 가입비겸 일년 회비를

주면 일년에 세번 정도 자동차 록아웃( lock out ) 서비스

를 해주고 여행갈때는 목적지 까지 무한정 지도 서비스를

해 준다.

그런데 법이 바뀌어 가입하고 이십사시간 지나야 된다고

해서 할 수없이 혜진이 엄마한테 전화해서 키 가져 오기를

기다렸다.

한 두시간 걸릴텐데 기왕 이렇게 된 것 식당은 홍천씨가

있으니깐 편안하게 시골 동네로 나가 식사를 하기로 했다.

갑자기 좇기던 맘에서 연 실에 실 끊어 지 듯 긴장이

풀어졌다. 갑자기 휴가 받은 것 같았다.

그래서 캠핑장의 숲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나오니 으외로 호젓하니 좋았다.

어렸을적 시골에 가서 곤충채집나가는 야트막한 탐험심

까지 생겼다.

옆에 예술적 기질있는 주한이가 있어 더 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한침을 걸어 나와 조금 더 도로를 따라 가니

조그만 피자집이 있었다.

시골 피자집이 뭐 맛이나 있겠나, 배나 채울 맘 이었는데

맛도 좋고 타핑의 두께가 엄청나게 두껍다 못해 깊었다.

아직 까지도 그 집 외에 그런 맛을 본 적이 없다.

푸짐하고 그윽한 맛이 일품이었다.

젊은 친구들은 이럴때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어한다.

아이스크림 다섯오다 시키는 데 하루 종일 걸릴정도로

많이 퍼 준다. 시골 인심 대박이었다.

와! 완전히 기분이 반전 되었다.

사람이 단순히 먹는 것 한나로 행복 할 수도 있다는 것

그때 느꼈다.

다 먹고 커피 까지 하고 있을 때쯤 혜진이 엄마가

와서 차를 타고 출근했더니 홍천 씨 열심히 우리를

대신 하고 있었다.

잠깐의 그 시간이 며칠 있었던 것같은 질량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