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캠핑 2
바쁜 식당 일을 하며 짬을 내어 캠핑을 가는 것은 쉽지는
않았다.
한꺼번에 다 비울 수는 없고 해서 나누어 일주일에 두서너번씩은 갔던 것같다.
그래도 텐트를 늘 설치가 되어있어서 편했다.
나중에 간이 창고도 갖다놓고 자물쇠를 채워
웬만한 주방 용품을 넣어 라면도 끓여 먹고 식사도
준비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퇴근을 아예 캠핑장으로 갔다가 가져간 갈비를 숯불에 구워 먹고 맥주 한잔 마시며 모닥불 피워 얘기
나누다 자고 아침에 수영장 가서 몸풀고 샤워하고 출근했다.
그리고 그 캠핑장은 주말저녁에는 회관이 있어 이용자들이 댄스 파티도 하고 해서 캐너디언의 라이프를
엿 볼 수있었다.
캐너디언들은 별 스런 행사라기 보다 캠핑은 그냥
생활의 일부인 것 같다.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캠핑카를 타고 미주를 여행다니며
골프를 치고 싶은 게 작은 꿈이다.
아닌게 아니라 대개 캠핑카 몰고 다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그 전에 한번은 가족들이랑 워터루 근처있는 캠핑장에 가서
열심히 텐트를 설치하고 있는데 바로 옆사이트에 꿈의 캠핑
추레일러도 아니고 버스가 주차를 했다.
선텐을 한 까만 버스에서 터미네이터가 내릴줄 알았는데
허리가 반쯤 구부러진 구십대의 없이 보이는 노인께서
반바지차림으로 혼자 내려 조깅인지 포복인지 모를 동작으로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것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는 경로 사상이 있고 캐나다에는 노인이 현실적으로
부자인 나라이다.
오월 중순경 캠핑 간 첫날 일끝내고 밤에 가서
깜깜한 어둠에 사람들이 질렸다.
깊은 숲 속에 인기척 하나없이 화장실 갈려면
숲속길 무서워 남자 스텦이 후레쉬를 켜고 동행을
해주곤 했는 데 나중에 익숙하니 편안하게 호젓히
돌아 다녔다.
파킹을 하고 차에 내리니 와! 하는 탄성이 터졌다.
텐트 세동, 모기장 설치된 식탁, 운동회때 학교 임원석,
모닥불을 펴서 캠파이어를 하니 너무나 얌전하게 일하던
미동씨가 차의 오디오를 있는 데로 크게 틀어서 모두
쓰러졌다.
영화는 많이 보았나 보다 그러면서 놀렸다.
흥분 가라앉히고 캐나다에서는 그렇게 야외에서
고성방가하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얘기 했더니
그냥 빨개져서 모두들 같이 웃었다.
그렇게 밤에 얘기하다보면 시간도 금방 가고
늦게 자는데도 숲속의 아침은 햋볕과 새 소리때문에
빨리 시작된다.
수면 시간이 부족할터인데 공기가 좋아 그런지 컨디션은 가쁜했다.
그리고 출근했다가 그날은 집에 자고 다음 스텦오고
나는 야외에 익숙한 스텦이 없고 차편도 그렇고 해서
계속 스테이 하면서 도와주며 지냈다.
주한이는 앞서간 큰 키의 도시 카칠남 원조였나보다.
첨 갔을때 어둠의 무게에 눌리고 불 하나 제대로 피울줄
모른는데 대한 무력감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평소
답지 않게 색시처럼 조용했다.
만화를 그리는 예술적 감수성이 깊은 숲속의 어둠속에서
숙성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방학때는 우리집 애들도 오고 소문 듣고 다른
집애들도 합류하고 작은 캠핑장이 많은 사람의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이벤트의 하나로 캠핑장에 있는 테니스코트에서
테니스 렛슨도 가끔식 했는 데 한번 캐너디언 흉내내어
까만 선글라스만 끼고 웃통 벗고 폼 잡았더니 몇 시간 만에
빨갗게 익어 버려 일주일 동안 화상으로 고생했다.
체질이 다르구나 싶었고 캐나다의 자외선은
공기가 맑아서인지 장난이 아니었다.
서양 사람의 잔 털이 자외선을 막는건지
동양사람과는 체질이 다른 것을 그때 느꼈다.
그리고 스시 사시미를 숲속에서 먹는 것도 괞찬았다.
맨날 고기 굽는 것도 그렇고 해서 한번은
일도 줄일겸 스시 사시미 테이크아웃해서 소주 한잔
걸치니깐 은근히 고급스럽고도 간편했다.
그렇게 그해 여름은 숲속에서 모두의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