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유럽여행4. 이태리 로마
고도차이 때문인지 이태리 로마에 가는 밤 기차의
침대칸에서 그대로 골아 떨어 졌다.
그전에 이태리의 도둑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어서
혜진이 엄마와 현금을 나누자고 얘기했는데
괜찮다고 했는데 현금 천삼백불정도 모조리
기차안에서 도둑을 맞았다.
잘때 얼핏 혜진이 엄마가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는 것을
봤는데 그게 바로 도둑이 돈을 어둠 속에서 귀신처럼
훔쳐가는 장면이었다.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어색함을 느낄수 없고 어둠속에서
베고 자는 돈가방 안에서 여권이나 다른 것은 두고
돈만 꺼내 가는지 가히 예술적 수준이었다.
신고해도 역무원이 너무 형식적이었다.
도둑도 이나라에서 서비스업의 일종인 느낌이다.
문제는 새벽에 로마에 내리니 배가 고파 뭘 현금이
없으니 사먹을 수가 없었다.
현금을 비자카드에서 인출 할려 해도 아침은
돼야되고 패스트 풑 코트에서 기벼운 음식은 현금만
취급했다.
도둑맞고 나니 서로 기분이 한 없이 가라앉았다.
뭐라 위로 해도 위로가 되지않았다.
그렇게 아침이 될때 까지 좀비처럼 허느적 거리다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 식사를 하고 나왔다.
전철에서 서로 기분도 그래서 멀찌감치 서 있는데
혜진이 엄마 뭐라 그래 쳐다 보니 좀비 보다는 조금 더
잘 생긴 소매치기 두명이 가방 속에 손이 들어갈려
하고 있었다.
내가 악 밖에 안남은 표정으로 헤딩을 하는 모션을
했더니 슬며시 손을 빼고 다음 정류소에 내렸다.
로마의 화려한 영광은 어디 가고 도둑만 남았나 싶고
정나미가 뚝 떨어져 버렸다.
좀 처럼 기분이 회복이 안 되는 때 유적지를 거닐다
한국에서 배낭여행온 경상도 총각 두명을 만났다.
군대 갖 제대해서 몇 달 동안 막노동한 돈으로
유럽을 한 달 간 여행 한다 했다.
고향 말씨도 반갑고 싹싹해서 기분이 바뀌었다.
도둑 맞은 것은 세금 냈다 생각하고 두 청년들의 얘기도
듣고 설명도 들어면서 로마에 빠져 갔다.
로마는 모든 거리가 유적지였고 상상했던 것 훨씬
이상의 충격이었다.
그 뒤에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열 다섯권을 두번 씩이나 읽었는데 또 가고 싶어졌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때는 관광 거리였는데
책을 읽고나니 현실로 와 닿는 느낌이다.
어쨋든 그 때는 관광을 갔으니 그럴듯한 로마의
레스토랑에서 네명 거나하게 식사를 했다.
바티칸 성당의 지붕이 보이는 식당의 페티오에 앉아
피자도 시키고 스파케티와 와인 맥주 까지 즐기며
그 젊은 친구의 여행 얘기를 들었다.
지난 한달동안 식사는 경비 아낄려 우유와 빵으로
때웠단다.
그래도 말이라면 내가 많지았을 까 싶다.
한 쪽 눈이 살짝 사팔인 듯한 주인의 은근한 개그가
장난이 아니었다. 정말 유쾌한 식사를 했다.
나도 캐나다에서 식당을 한다며 주인장에게 주방을
보여 달라 했더니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주방은 고풍스러워운 피자를 굽는 화덕등 로마의
식당다웠으나 일하시는 분은 파키스탄에서 오신 듯한
두분이 일하고 있었다.
아마 인건비 차원인가 싶었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 젊은 친구들 안내로 본격적으로
로마 시내를 휘젓고 다녔다.
와! 와-아! 와...
그렇게 밖에 표현이 안돼었ㅕ다.
혜진이 엄마 기분도 다 풀어 졌다.
젊은 사람과 어울린다는 데 이런 맛인가.
저녁은 한식당에 가서 낚지 전골로 먹었는데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캐나다 보다도 아니올시다 인데
젊은 친구는 너무 접하지 못한 탓에 황송하게 먹어줘서
고마웠다.
여행이 끝난뒤에 그 친구들한테 사진도 부쳐 오고
몇 번 연락이 왔었다.
그 친구들도 지금은 삼십대 후반의 중년으로 가고 있겠다.
유럽은 대체적으로 물가가 비싼 이유가 인건비 같다.
캐나다 특히 미국은 불법 이민자가 많아 웬만한 힘든
직종을 카바해주고 풍요로운 땅에서 농산물 축산물이
경제를 받쳐주어 물가가 싸서 살기 편한 것 같다.
원래 사람사는 것은 제대로 다 대우 받고 사는 게
이상적인데 현실은 아이러니컬하게 그렇지 못한것같다.
그러나 로마의 날씨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영국은 정말 칙칙하게 그날 따라 비가 내렸고 로마에
있을 때 십일월 말인데도 이십오도나 되고 쾌청한
날씨가 사람을 들떠게 했는데 토론토에 도착하니
밤에 찬 바람이 불고 영하의 날씨였다.
아! 캐나다에 왔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