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 긴 여운 캐나다의 시골
먼 곳에 벗이 있어 찾아가면 즐겁지 아니한가 라고 말하지만 넓고
황량한 캐나다에서 막연히 떠나는 여행은 너무 외롭고 친구찾아
가는 여행은 큰 즐거움이다.
이 친구는 너무 착하고 고지식한 공돌이 출신인데 이 곳에서
컨비언트 스토어를 한다.
한국에서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후
국방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 십삼년전에
이민와서 몬트리올쪽에 취직이 되어 회식까지
했는데 회사가 그 사이에 문 닫은 바람에
가게를 했는데 전화위복하여 자리를 잘 잡았다.
작년에 멀리 이사 가기전에 온타리오 서쪽지구 실협인 협회장을 여러해 하는 동안 지금 식당 오픈 할때
도와 줄려 애를 많이 썼다.
토론토에 회의차 오면 일행과 함께 꼭 들리고 무슨 행사가 크게 있을때는 단체 도시락을 꼭 주문 하곤 했다.
맘 써주는 게 고맙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고 아내되는 사람도
얼마나 따뜻하고 친절한지 두시간 되는 거리에 살땐 가끔식
갔지만 작년에 멀리 이사간 이후에 못가서 간다 간다 하다가
에제 갔다 왔다.
애들은 이제 컸는지 안간다고 해서 아내와의 둘 만의 여행이
되었다. 산골짝 조그만 타운인데 오타와와 알곤퀸 파크사이에 있는
우리나라 설악산 대관령 또는 지리산 청학동같은 분위기였다.
여기서 사백킬로 미터 네 다섯 시간 운점거리이다.
저녁 무렵 아내와 창밖의 아름다운 풍경을 스쳐 지나며
싸간 도시락 먹으며 동안 못했던 얘기 오손 도손하면서
운전해갔다. 그런데 해 떨어지고나니 첩첩산중, 민가도
드문 드문, 차의 선루프위에 별빛이 쏟아져 내렸다.
열한시가 다되어 겨우 도착했는데 친구 가족이 여기까지
찾아와 고맙다며 반가워 어쩔 줄을 몰랐다.
그 타운의 유일한 동양사람이라 사람이 그리워 지쳤다고나 할까.
그 집 두아들이 벌써 다 커서 시근이 들어 대견하고 듬직했다.
큰 아들은 대학 이학년인데 방학이라 가게일을 도와주고
있는 게 두딸 아빠로서 부러웠다.
그런데 어릴때와 달리 커니깐 한국에 대해 알고자 하는 무엇을
느껴 아들이 좋아 할 만한 주제로 대화를 엮어 가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럴 때는 눈치있는 나도 대견했다.
한국말이 서툴어 나도 사투리 영어 섞어 가며 젊은 한국시절을
개그톤으로 엮어 갔더니 분위기가 터지고 모두 쓰러 졌다.
오버대마왕 개그가 어제는 대관령에서 제대로 먹혔는지
혜진엄마 말리지도 않았다.
넓은 캐나다에 뿌리를 내려갈 청춘과의 공유는 즐거웠다.
내년 여름방학은 토론토에 쟙 구하고 우리집에 있으며
내가 한국을 가르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