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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3. 위기를 넘겼다. 노하우를 남기면서.

박진양 2015. 3. 8. 15:26

다른 식당에서 바퀴벌레 때문에 고생한 얘기를 들었을때는 남의 얘기 인 줄 알았다.

중국 몰에서 약사서 뿌렸을 때 없어지는 것 같았다.

또 보이는 것 같아 인터넷에서 본 붕산과

설탕을 계란에 섞어 뿌려놓았을 때도 효과가

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바퀴벌레가 자주 나타났다.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스시바 쉐프가 시꼬미 할때면 두어 마리가 보이고 어떤 때는 스시

밥 비빌때 뛰어들어 기겁을 했다.

우리 쉐프는 식당에서 생각하고 우려한 일은

반드시 발생 된다는 것 이었다. 식당의 머피 법칙이라나..

손님 밥상에 나가서 소문 한번 나면 이미지에 타격을 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십여일 정도 식당 일이 끝나고 쇼핑을 하고 난 고 난 뒤에 밤 열두시 너머

한 두시간은 약을 뿌리면서 구석 구석 을

체크 해 나갔다.

붕산을 섞은 계란 약이 효과적이었지만

새로 유입되는 통로를 차단해야 만 효과를볼 수가 있었다.

옆의 스위스 샤레 라는 식당의 주방 벽이

붙어 있고 배관 구멍등이 천정의 석고 보드를 걷고 난뒤에 발견되었다.

그 일대가 바퀴벌레 원로 회의가 열리는

아지트 였다.

바퀴벌레가 싫어 한다는 계피와 마른 마늘도

뿌리기도 했지만 한장에 일불 이상 하는

끈끈이 를 엄청나게 천정 바닥에 놓고 계란 약이 아주 효과적이었다.

물론 옆 식당과 연결된 구멍을 끈끈이 종이로 막아서 새로운 유입 개체를 막는 것은 필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퀴벌레 를 존경하는 맘으로 경건하게 밤새 작업을 했다.

이억 오천년 전부터 살아온 지구의 대 선배로서 예 (?)를 갖추고 강적임을 인정하니 내가 하는 일이 하찮게 여겨지지

않고 나라를 구하는 중요한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니 지치지 않았다.

십여일 정도 기도하는 맘으로 야간 작업을

했더니 거의 없어졌다.

지난 번에 간과 했던 유입 통로 차단과 계란

약을 먹고 난 뒤에는 연쇄적으로 옥사 하는것 같다.

그런데 그 사이에 몇 번 식당 홀에서 바퀴벌레가 나온 일이 있었다.

어떤 단골 식당 손님은 나왔다며 차분히 말하고는 잘 (?) 먹고 갔고, 물론 지금도 일주일에 다섯번 오는 단골 손님이다.

그리고 어떤 손님은 서브 쟁반에 딸려 왔다면서 아파트에 바퀴벌레가 많아 같은 건물에 바퀴벌레가 나오는 것은 이해하지만 다른 손님이 볼까봐 진심으로 걱정을 한다고 했다.

그때마다 간이 철렁했고 특히 메인 쉐프는 걱정을 많이 했다.

아니다 다를까 한참 바쁠때 옆의 스위스 샤레 식당과 연결된 벽면 창문을 타고 내려 왔는지 손님이 기겁을 했다.

그 때는 나도 바빠서 몰랐지만 손님이 바퀴벌레가 나왔다며 좌석을 바꿔 딜라고

했다고 한다.

바쁠때 줄을 서는데 바꿔 줄 자리도 없어

그대로 식사를 하는데 또 나온 모양이었다.

아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서 그냥 음식값을 받지 말라고 했는데 어쨋든 계산을

하고 테이크 아웃으로 해 갔던 것 같다.

그래서 그날 밤에도 심야 작업을 해서 벽면을 우선 알루미늄 테이프라도 발라서

막아 두었다.

아내는 흉하다고 반대를 했지만.

그러고 사 오일 뒤에 점심 시간이 끝날 무렾

헬스 인스펙터가 나왔다.

얼마전에 점검을 했기 때문에 나올 이유가

없어 밥 먹으러 나왔나 했더니 그 손님이 상세히 리포트를 해서 체크 나왔다고 하면서

식당 구석 구석 을 살펴 보았다.

얼마나 조마 조마 한지 엄청나게 길게 시간이 흘러감을 느꼈다.

그때는 다행히 계란약을 먹고 효과를 내기

시작한 타임이라 살아 있는 바퀴벌레는 발견

되지 않고 사체 (?)만 흔적을 남겼다.

그리고 나의 설명을 인정하고 마침 부쳐둔

벽면의 흉한 알루미늄 테이프를 보곤 끄떡이며 옆의 식당으로 갔는데

아마 그 쪽에는 어마하게(?) 발견된 모양이었다.

나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올리며 떠나갔다.

물론 식당 인스펙션 패스 파란 딱지를 붙여주고는..

우리 지인의 식당에선 이렇게 나와서 통과를

못해서 삼일 간 영업 정지를 당했다고 한다.

일단 살아 있는 바퀴벌레가 보이면 그 자리서 모든 음식을 포기하고 비즈니스를

정지 시킨다고 하고 그때 지인도 테이크 아웃 싼 음식까지 못팔고 그대로 며칠간 문을 닫고 방역을 했다고 한다.

비즈니스를 못하다는 자체가 엄청난 피해였다.

그리고 지금 우리 식당 옆의 식당에선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해도 매일 방역을 하고

있기 때문에 헬스 인스펙터는 어찌 할수는

없다고 한다.

어쨋든 실제로 그 뒤로 바퀴벌레가 제압을

당하고 씨가 말란 것이 다행이었다.

그리고 인스펙터가 나온 타이밍도 운이 좋았다.

그러면서 스몰 비즈니스는 참 바람앞에

등불같은 나약한 존재임을 다시 인식하면서

회의감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 체크 하는 덕분에 동안 천정의 냉난방 덕트가 십년 이상 연결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수리를 해서 식당이 따뜻해 졌다.

그리고 위기를 넘기면서 매상이 이 즈음

껑충 뛰어서 한시름 놓았다.

뭐랄까 몸부림 치면서 수렁을 조금씩 빠져

나가는 느낌이다.

'파도야 쳐라. 내 가슴은 뛴다'

십년 전에는 무슨 일 생기면 이렇게 맘 속으로 다짐을 했는데, 이젠 그런 오기는 없고 가슴을 쓸어 내리며 다행으로 여겼다.

어쨋든 바퀴벌레에 대해 한판승 (?) 한 것 같다.

그 후로 바퀴벌레이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