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 혜진이2
그즈음 큰애 혜진이는 여기 나이 여섯살이 되었다.
혜진이도 이민 생활 이년 나름대로 적응할려 애쓰고 있었다. 시니어 킨드가든(유치원 이년)에 다녔는데 이사를 세번했기때문에 학교도 세번을 옮겼다.
옮길때마다 지낭 학교의 선생님과 친구들을 보고 싶어해서 마음이 아팠다.
지난번 학교에 첨 갔을때 낯을 가려 힘들어 했다.
첫 등교하는 날 울음을 그치지 않아 난처했는데
선생님이 그냥 두고 가라고 했다.
여기 교육 방식을 따를수 밖에.
여기는 학교에 가더라도 바로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수업직전에 종이 울려야 같이 들어간다.
그 전에는 추운 겨울이라도 바캍에서 대개는 뛰어 논다.
수업 종 울리기 직전까지 울어대는 혜진이를 몰래 지켜보고 돌아서야 했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 적응하나 싶더니 교원 노조 파업으로 수업이 없었다.
선생님들도 수업은 안하지만 학교앞에서 데모는
꼭 참석하는 것이 규칙이었다.
데모라야 피켓들고 교문앞에서 서성이는게 전부인데
싱거워 보였다.
혜진이 생각해서 지나가다 가끔식 커피 몇 잔을 뽑아서
주면 아주 반가워 했다.
그래서인지 파업이 끝나고 개학을 했을 때 혜진이의
학교 생활이 더욱 윤기를 띄는 것같았다.
뭔가 꼬집어 말하긴 그렇지만 혜진이에 대한 평가도
좋아졌고 의견서의 내용도 자상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혜진이에 대해 한 시름 놓았나 싶었는데 다시
전학을 했다.
이번 학교는 토론토에서 유명한 서니브룩파크 윗편과 글렌스 가든 사이에 위치했는 데 주위의 경관이 참 아름
다웠다. 가끔 학교 운동장 잔디밭에서 너구리는 말 할것도
없고 여우를 보기도 했다.
실제로 야생여우는 그때 첨 봤는데 너구리보다 작은 듯
하면서 날렵한 움직임과 윤기 흐르는 노란털에 눈을
살짝 흘기는 모습이 섹시한 듯 예뻤다.
그래서 여기서도 예쁜 여자를 팍시 하다고 하는 데
고개가 끄떡어 졌다.
쉬는 날에 혜진이를 픽업할려 기다리다 먼 발치 운동장에서 띄어 노는 헤진이가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차안에서 자기는 너무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학교가는 것도 재미있고 친구 만나는 것도 재미있고
숙제 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해서 아내와 같이 웃었다.
힘들게 일해도 애들이 밝게 커니깐 보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