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미국 동북부의 명소 핑거 레이크 2.

박진양 2013. 8. 7. 14:50

 

 

 

 

 

 

 

 

 

 

 

 

 

 

 

왙킨슨 파크에 있는 계곡이 제일 유명하지만 계곡의

물이 흘러들어간 세네카 호수도 참 아름답다.

여기 세네카 호수를 포함해서 마녀의 손톱 자국 같은

열 개 남짓의 호수 전체를 핑거 레이크 라고 통틀어

부르는 것 같다.

보통 토론토에서 이 곳까지 대략 오백 킬로 미터 정도 되고

미국 국경 검문소 통과 시간까지 포함하면 대여섯 시간

소요된다.

이번은 새벽 일찍 출발해서인지 일정이 여유가 있었다.

공원에서 바베큐로 식사하고 산행이 끝나도 두시가 안되었다.

왙킨슨의 아웃렛 몰을 찾았더니 동네 슈퍼 만해서

큰애가 찾는 나이키 신발을 살 수가 없어

스마트 폰에 있는 인터넷을 이용해서 워터루 아웃렛 몰을

찾아 지피에스로 입력해서 차를 몰았다.

그런데 워터루 아웃렛 몰은 정말 크고 알고 보니 토론토에서 일부러 올 만큼 유명한 곳 이었다.

첨엔 큰 애가 정말 주소를 제대로 알고 있을까 할만큼

한적한 시골길이라 긴가 민가 했는데,

몰에 도착해서야 눈이 툭 튀어 나올 정도로 몰 자체를

빼면 영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시골길이었다.

이십년 전인가 나온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아미쉬 들이

사는 곳을 배경으로한 위트니스 즉 증인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풍경이 클로즙 되었다.

그리고 가는 길에 정말 파란 셔츠와 멜빵 바지를 할

아미쉬 특유의 농부 복장과 주유소에서 빨간 머리 앤의

고모가 썼던 모자를 쓴 부인들을 볼 수있었다.

그 주유소에서는 동네가 다 그런줄은 모르겠는데

현금으로 주유를 하면 더 싸게 해준다해서 현금으로 계산했다.

미국 여행때는 카드를 쓰면 환전 요금까지 계산되기 때문에 현금으로 사실 쓰지만.

그리고 아미쉬는 독일계 이민자들로서 기독교중에도 청렴하고,

아직도 자동차까지 이용하지않는 미국판 지리산 청학동 사람들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미국 펜실바니아 주에 제일 많이 거주하고

캐나다에서 워터루 키친너에 있는 메너나이트들이 그 분들이 이주한 후예들이다.

그런데 보통 왙킨슨을 가는 길 쪽 말고 세네카 호수 건너편으로 해서 갔는데 그 쪽에서 바라보는 호수 풍경

또한 정말 아름다웠고 낮은 언덕위로 손에 닿을 듯한

뭉게 구름이 정말 인상깊었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추수를 끝낸 노란 밀밭 구릉의

곡선과 또 좀 지나면 한창 자라는 푸른 옥수수 밭이 끝없이

펼쳐 져 있어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았다.

호수 전체를 드라이브 길로 두세시간은 걸릴 것 같다.

하루 정도 여유를 잡고 남 쪽 호수 끝에 있는 공원에서

쉬고 북쪽에 있는 세네카 주립공원에서 바베큐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도 참 좋을 것 같다.

워터루 아웃렛 매장에서 쇼핑할 동안 나는 잠시 뙈약볕에서 에어컨을 틀고 눈을 붙였다.

전날 밤 사실 한 시간 자고 운전을 해서 좀 피곤했다.

암만 경치가 좋아도..

그래도 낮잠이 삼십분 이상 잠이 오지는 않고

매장을 눈으로 만 봐도 너무 크서 걸어 다닐 엄두가

나질 않았다.

쉐프 코너만 살짝 들러 독일제 주방칼이며 장비등을

둘러 보고 풑 코트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각종 책자를 가지고 와서 그늘에서 가족들이 오면 어디로

갈까 공부를 했다.

그러고도 한 시간이 지나서야 애엄마가 지쳐서

돌아왔다.

큰 애 신발 하나와 음악 대학이라이라 연주회 등에 입을

정장하나 작은 애 바지 하나 사는 데 몇 군데 둘러 보는데

지쳐서 본인 가방하나는 살 생각을 못하고 돌아

왔다.

그 근처에는 바베큐 하고 쉬기 좋은 곳이 새네카 스테이트

파크였다.

십 여 킬로 미터에 십 분 정도 거리인데,

입장료는 차 한대에 칠 불인데 호수 가 잔디밭 그늘 밑에

바베큐 할 수 있는 그릴과 탁자 옆에 차를 대고 판을

벌리면 환상적으로 쉴 수 있었다.너무 지치고 배고파 그냥 몰에 있는 풑 코트에서 햄버거

하나 먹고 때우면 안되냐고 하더니 호숫가 주변 풍경에

반해 버렸다.

이젠 딸 애까지 커서 한 몫 거드니 잠시 만에 불판에

갈비 굽고 아침에 먹었던 김치 찌게 대우고,

밥은 집에서 밥을 해서 조그만 전기 밥통채로 가져 왔더니

별로 식지도 않고 변질도 안되어 적당히 미지근해서

좋았다.

저녁 다섯시까지.

호숫가에는 젊은 애들이 제법 돈 좀 할만한 반 크루즈급

모터 보터를 정박하곤 다이빙도 하면서 놀고 있었다.

근처에는 제트 스키를 타고 다니며.

참 돈 있는 사람은 저렇게 놀고 우리는 없는데로

바베큐 하고 놀고 평화로운 공존을 느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 아름다운 자연에서 이 정도의 식사를 어디서 해 보겠냐고..

가족 들 모두 공감하고 짧은 여정에도 길게 느껴지고,

오기 싫어 밍기져 거렸던 큰 애도 참 오길 잘했다고 한다.

이 것이 가족인지.

보통 그 지역의 레스토랑이나 페스트 풑에서 식사를

해결했는데,

이번에는 음료수까지 집에서 다 가져가서 미국에

조금 미안했다.

이제 살다보니 한국 음식 만한 것이 없다.

나이 한 살 더 먹을 수록.

참 맘 껏 먹고 눈도 호강하고

스쳐가는 싱그런 초록 빛 바람에 피부 마저

들떤 하루였다.

가족끼리 해서 더욱 좋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