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캐나다의 동네 사람과 내 친구 기훈이

박진양 2013. 5. 19. 15:54

 

 

 

 

 

 

 

 

 

 

 

캐나다에서 살다보면 커뮤너티 즉 공동체를 뜻하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그리고 네이브 훗 즉 이웃이라는 말 또한 자주 접하고

그 말의 위력이 세월을 가며 더욱 느낄 수있는 나라인 것

같다.

옛날 한국의 동네 어귀에 서있는 장승 처럼 캐나다에서는

눈이 세 개가 그려져 있고 우리 모두 수상한 사람을

같이 감시한다는 푯말이 쉽게 보인다.

즉 동네에 같이 사는 이웃이 보호해준다는 뜻 같다.

그 만큼 함께 사는 공동체 즉 동네사람들을 상당히 귀중하게 여긴다.

그래서인지 백인 할머니나 할아버지의 신고 정신이나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쉽게 지나치지 않는 모습 또한

지난 십 칠년 캐나다에서 살면서 보아 왔다.

한 칠 팔년 전인가 우리나라 경북 넓이 만한 유명한 알공퀸 주립 공원 근처에서 살면서 그 지역의 커뮤너티에

봉사도 많이 하고 자연 보호에 압장섰다가 밤에

그 파크에서 커누를 타다 실종되어 돌아가셨던 한국분이

있었다.

나중에 그 분을 기리기 위해 백인 마을(캐나다 시골에 가면

거의가 백인만 볼 수있다) 에서 기념비를 세워 주었다.

인종을 떠나서 그 지역 커뮤너티에 봉사를 하거나 의미를 준 행동에 대해 캐너디언들은 꼭 기억해주는 것 같다.

내 친구 기훈이는 이민 온지가 사십년이 넘는다.

거의 캐너디언 정서를 가지고 있다.

물론 영어도 익숙하고 주류 사회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다.

지금은 누나네 캔디 가게에서 메니저처럼 운영하고 있다.

누나는 캐나다의 큰 기업체에서 몇 십년 간 일을 하고

있고 매형 혼자 운영을 하셨다.

그런데 몇 년전에 매형이 돌아가셔서 지금 그 자리를 메꿔 나가고 있다.

연말 쯤인가 매형이 돌아가셨을때,

캔디 가게는 연말의 매상이 일년 매상의 삼분의 일이

될 만큼 중요한 기간인데, 그 때 캐너디언 동네 사람들이 지원해서 캔디 가게를 서로 순번을 정해 운영해 주었다고 한다.

연말에 다들 여행도 떠나고 바쁠 텐데,

참 쌀쌀해 보이는 캐너디언들이 의외로 휴머너티가

있는 것 같다.

가게를 봐 준 사람들이 나중에 알고 보니 유명한 로 펌의

로여도 있고 유명 병원의 의사도 있고,

회사의 시이오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매형께서 지난 이십년 동안 캔디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 영어도 서툴지만 따뜻한 맘씨와 열정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고마워서 장례식까지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캔디 가게는 커가는 애들과 어른들의 추억이

깃든 곳으로 그 동네 사람들에게는 명물가게로 자리를

잡아서 만약 운영하지 않으면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매입해서 운영할려고 했다 한다.

그런데 아닌게 아니라 기훈이네 가게 앞에 조그만 극장이 하나 있는데 한 가족이 운영하던 것을 은퇴하고 접을려는

것을 그 동네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서 운영하고 있다.

물론 요금도 저렴하게 해서 요즘의 좋은 영화나 추억의

명화도 섞어서 방영한다고 한다.

그 만큼 그 동네 사람들은 자기네 커뮤너티에 대한 긍지와

사랑이 큰 것 같다.

기훈이가 하도 자랑을 하고 한번 구경해보라고 해서

방문을 해 봤다.

하이파크 근처 온타리오 호수가 그리 멀지 않는 론시베일즈 에브뉴에 위치한 기훈이네 가게외에 많은 식당과 재즈바, 야채 가게등 많은 상점들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져 있었다.

건물들도 대개는 백년 이상 된 것 같고 은근히 분위기가

있는 동네인 것 같다.

요즘 보기 드문 중고 책 가게도 있는가 하면 커다란 성당

만도 세개 이상되고 지나는 사람들의 옷차림 또한 화려하지는 않았도 멋스러웠다.

멀써 이 근처의 일 식당도 세 개 이상 있었다.

기훈이 얘기론 지금 우리 식당의 수준 만큼 여기에서 한다면 대박 날꺼라는데..

참 여기에선 너무 흔한 것이 일 식당이고 햄버거 가게보다

많아서 점 점 자신이 없다.

그래도 이런 뭔가 사람이 숨쉬는 듯한 분위기에서 식당

한 번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기회가 닿는다면..

많은 가게들중에 잘 되는 가게는 저마다 한 가지씩의 특징은 있었다.

스포츠 바에 흔한 티비 하나없이 잘되는 아이리쉬 스타일

술집이며, 최근에 오픈해서 잘되는 햄버거집은 십 불 이상의 비싼 가격에도 웰빙을 추구해서 성공했다며

기훈이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기훈이는 캔디가게이지만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시작했다는 보드 게임으로 매상을 올렸다.

영화 주만지 에서 봤던 다소 유치해 보이는 게임같은데

참 이 동네 틴에이저 한테 아주 인기 있고 주말에는

지하에서 게임방을 운영하고 리그 전도 벌어진다고 한다.

상품도 주고 했는데 최근에는 애들 부모님들이 남는 것

뭐 있냐면서 상품에 대한 도네이션도 많이 해준다고 한다.

어쨋든 조그만 캔디 가게를 운영하면서 나룸대로 문화 공간으로 인정받고 사는 기훈이가 부러웠다.

해마다 할로윈 데이가 오면 사탕을 오는 애 들한테 나눠

주며 기념 촬영까지 해 주는데 기훈이의 싸이 복장이

어울렸다.

참 저 짓도 타고나는구나 싶었다.

역시 기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