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올랜도 여행 2. 레드베르 골프 아카데미

박진양 2013. 4. 30. 06:52

 

 

 

 

 

 

 

 

 

 

리조트에서의 첫날밤,

용감하게 마신 술로 아침이 당연히 힘들었다.

그래서 리조트 콘도에서 제공되는 콘티넨탈 스타일의

브랙퍼스트는 일어날 수가 없어 건너 뛰었다.

아침 아홉시 반까지인가 제공되는데,

그 다음날 가보니 생각보다 훌륭해서 꼭 챙겨드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 날은 겨울의 복판인데 불구하고 날씨가 너무 화창했다.

낮에 기온이 이십 오륙도 까지 올라 갔던 것같은데,

반 팔티에 바람통하는 여름 바지에 골프치는 중간에

시원한 맥주가 아주 일품이었다.

골프피는 육십불 좀 남짓하고, 일부러 두시 이후에는

트윌 라이트 요금이 적용되어, 더 져렴했다.

물론 카트 포함이었다.

골프장으로 유명한 사우스 캐롤니아도 습지가 많지만

코스 자체는 정말 훌륭한 난이도 있는 코스가 많다.

여기 올랜도에는 리조트 시설은 뛰어나고,

패밀리가 함께 할 수 있는 할 거리가 많았지만,

골프장 자체로는 좀 믿믿한 느낌이었다.

슬로프도 좀 약하고, 여기에서 벙커만 좀 넣고

바람만 분다면 브리티쉬 오픈이 열리는 아일랜드의

바닷가 골프장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골프 점수는 별로 상관없는지,

좋은 날씨에 맥주 탓인지, 골프공은 숲으로 자꾸 들어가서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차피 전지 훈련도 아니고 쉬기 위해 왔는데,

충분히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코스 중간 중간에 두루미 비슷한 칼라플한 학이 나와바리를 치고 있어 더욱 이국적인 분위기를 주었다.

골프를 치다 보면 점수와 상관없이 기분 좋은 날이 있는데

딱 그 날이었다.

일생에 한 번 있을 까 하는 그런 날.

흥분된 맘이 채 가시지 않아 삼겸살에 상치 쌈에 소주에,

그리고 잠시 골프장 바로 옆에 한 리조트를 한 바퀴 돌고

산책후 와인 파티..

긴 이동시간과 운동후 피곤한 지인들은 와인 몇 잔에 열두시 쯤 넘어서도 흥분한 나를 두고 떠나기 뭐했는지,

내 스스로 자리를 잠시 비웠더니, 다들 취침 순검후 곤하게

자는 군인들의 모습이었다.

그 다음날은 전 날과 달리 보기 드물게 추운 날이었다.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전날은 최고 이십오도, 그 날은 이 삼도 정도 되었다.

그런데 최근의 피지에이 골프 세계에서 최고의 티칭 프로를 꼽으라면 요 근래 티비에 나와서 헨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스캔들 직전까지 타이거 우즈를 가르친 헨리와

그 전에 십 년전 쯤에 타이거 우즈를 있게한 지금도 활동중인 부쳐 하먼, 그리고 미쉘 위를 가르친 아마

엊그제 마스터스 우승한 호주의 골퍼 제임스 스콧도

지도 했고, 스읭 머신 닉 팔도, 남아공 선수중 또한 한 때를

구가했던 닉 프라이스를 가르친 데이빗 레드베르가 있다.

데이빗 레드 베르는 골프에 대한 저술과 비디오도 유명해서 북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많이 팔리고

골프의 바이블이라는 별명을 누가 지어주기도 했다.

그리고 골프 스쿨도 유명해서 아마 플로리다 주에만

스쿨이 몇 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골프 잡지에도 늘 등장하는 유명한 레드베르의

골프 스쿨이 리조트와 바로 붙어 있었다.

리조트의 룸에서 삼각대를 설치하고 드라이브 레인지에서

연습하는 프로 지망생들의 연습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

왔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수시로 보니 샷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스쿨에 가서 팜플렛도 가져 오고 부지런히 연습하는 학생이 지나 갈때 한국 사람인 것 같아 한국말로 인사

했더니 수줍게 답 해주었다.

그리고 지인들은 올랜도에 온 김에 쇼핑을 가고 나 혼자

골프장에 딸린 드라이브 레인지에서 삼각대를 고아 놓고

비디오를 촬영하면서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서 그 유명한 레드베르가 어떤 프로 선수인듯한

사람에게 골프지도를 하고 있었다.

내가 보긴엔 완벽해 보이는 폼인데도 뭐라 그러는 폼을

봐서도 하체 리드가 부족해서 엎어친다는 얘기였다.

참 골프 폼이 뭔지 연필심처럼 늘 끝도 없이 깍아줘야

유지 되고 향상되는 모양이다.

나중에 프로샾에 얘길를 해 보니 레드베르는 스쿨이

여기 말고도 있기 때문에 자주 오지는 않는다고 했다.

보통 레드베르로 부터 반나절 렛슨에 오천불 정도 한다는데,

프로 선수는 그 보다 훨씬 더하고 개인 별로 틀리다고 한다.

그 때 그 연습생은 남아공에서 온 피지에이 선수였다.

나중에 지인들에게 얘기 했더니 그 날 쇼핑몰에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비해 쇼핑 거리는 별로 없었다며

후회해서 내가 찍은 비디오를 보여 주었다.

나중에 집에 와서 간간히 보니 샷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그 레드베르 스쿨이 있는 챔피언 게이트 골프장에

딸린 숏 게임 연습장이 너무 환상적이었다.

벙커의 모래도 좋고 그린은 실제 에이급 골프장 처럼

빠르고 관리도 잘 되어 있었다.

한 일 주일 머물며 연습하면 일 곱 여덟 핸디는 내릴 것 같았다.

거기까지 와서 열심히 연습하는 사람은 잘 없기 때문에

연습장도 한적하니 좋았다.

그 날 춥고 바람도 많이 불고 못 볼것(?) 을 본 탓인지

점수는 잘 나오지는 않았다.

그렇게 연습을 했어도 프로 폼 보면 나도 모르게

따라 해보는 탓에.

내 주제는 모르고.

그 날의 주제는 '레드베르' 였다.

그리고 그 스쿨에 한국인 듯한 지망생도 꽤 있었던 것 같고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같은 샷을 끝없이 연습하는 것을 보고 골프 선수의 길은

멀고 험난하구나 싶었다.

여기 토론토에서 골프 렛슨을 하고 있는 한 지인은

문하생 중에 아마츄어로 피지에이에 보내기도 했는데

웬만하면 말리고 싶다고 한다.

렛슨 받느라 돈도 많이 들고 전지 훈련차 또 다닐때 비용과

그러고도 수 많은 선수중에 뚫고 들어가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란다.

그 노력으로 공부하는 것이 낫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최 경주 같은 선수가 참 위대해 보이는 한국인

이다.

이런 얘기로 와인을 마시며 밤을 보냈던 것 같다.

그런데 참 올랜도는 보통 미국이 그렇듯이 빈 땅이 참 많고

개발할 맘만 먹으면 더욱 발전 가능한 부러운 땅 이었다.

잠시 이동을 해도 얼마나 넓은지,

잘 닦여진 도로 너머로 밀림이 깊어 보이는 자연 환경도 부럽고,

게다가 따뜻한 날씨까지.

신이 사랑한 곳인가 여겨질 정도였다.

참 짧은 일정이 아쉽고,

언제 기회가 되면 전지훈련 삼아 그 리조트에 한 번 더 다녀오고

싶은 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