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토론토 인근의 산행 이스터 돈강 하류 츄레일
지난 이주동안 감기와 뉴욕여행으로 일요 산악회 일정에
참여하지못했는데 몸은 또 건너 뛰라고 하는데,
회원분들의 친절함과 친절 뒤의 묵언의 압력으로
잘릴것도 같고 해서 합류를 했다.
한국은 봄 소식이 들리는데 이 곳 캐나다의 삼월은
동토의 땅이다.
진정 캐나다다운 모습이다.
요 근래 몇 년간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지구온난화탓이었나?
이런 캐나다가 유지되어야 정상인지.
그러면 이 긴 겨울을 사랑해야 한다.
사랑은 뭣해도 인정은 해야지.
이번 주 산행은 갤러리아 붕어빵 파는 아저씨 일정에 맞춰
멀리 가지 못하고 돈강 더 정확히 이스트 돈강츄레일의
강하류 쪽으로 다녀 왔다.
이 돈강에서 컬링을 하는 모습의 천구백삼십오년도 그림을 봤는데 컬링 역사도 그만큼 되고 돈강은 그 때나
지금이나 시민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는 것같다.
이글링톤과 레슬리에 있는 서니 브룩 파크로 들어 서면
윗쪽으로 강을 따라 올라가면 유명한 에드워드가든이 나온다.
물론 그 자체가 아주 아름다운 산책길이다.
십육년 전 겨울 어느날 너무 한국의 산이 그리워 장기 산행에 쓰는 로우 메이커의 대형 베낭에 짐을 가득 넣고는
비브람을 신고 얼어 붙은 계곡을 따라 산행을 하다가
잠시 베낭을 내려 놓고 코펱에 라면을 끓여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라면 냄새에 고향에 대한 향수를 묻어두고 새롭게
캐나다의 현장으로 뛰어 들었던 것 같다.
물론 지나는 캐나디언이 웬 놈인가 싶었을 것같다.
그런데 서니브룩 파크를 들어서며 남 쪽으로 내려 가면
공원의 잔디밭에 백명 이상 수용 가능한 대형사이트도
많다.
물론 예약이 필요하다.
겨울애는 허허벌판이지만.
우리 일요 산악회에서 내 친구는 벌써 대장이라는 호칭으로 통하고 있다.
산행 장소를 시간에 맞춰 잘 잡아 주는 것같다.
남 쪽으로 내려가며 공원의 숲을 가로 질러 언덕 배기로
올라갔다가 다시 강을 따라 내려 오기도 하면서
루트가 지루하지 않도록 배려를 잘 해준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반환점에서 붕어빵 아저씨의
손수 담근 정종과 안주로 가져온 붕어빵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차거운 날씨에도 힘겹게 대운 목젖을 타고 냐려가는
정종 한 모금에 온 몸이 짜릿해짐을 느꼈다.
한국으로 부터 봄소식이 들려오는 데 캐나다는 여전히
동토의 땅이다.
이런 차이가 캐나다임을 실감나게 해준다.
땅도 얼어 붙어 있고 드문 드문 잔설이 남아 을씨년 스럽게
하지만 산 친구가 있어 맘이 따뜻해 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