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토로토 인근의 산행. 코트라이트 파크
토론토 인근에 또 많은 것이 자연보호구역 공원( conservation park) 이다.
여기 저기 크고 작은 컨저베이션 에어리어가 토론토 시민을 위해 잘 운영되고 있다.
보통 컨저베이션 파크에서는 개인이나 단체를 위해 빌려주기도 하고 결혼식도 종종 하는
경우도 있다.
대개는 몇 백명도 수용 가능한 큰 장소를 재공한다.
어떤 곳은 축구장 까지 딸린 곳도 있지만 이 곳은 특별히 생태계 보존 지역이라
스포츠 위주 보다 자연학습관에 가까운 분위기 같다.
그래서 은근히 알려지지않았나 싶다.
사백번 고속도로를 타고 베리 쪽으로 가다 원드랜드 근처 러드포드 동쪽으로 빠져 나가
파인벨리 드라이브 북쪽에 위치한 코트라이트 파크가 바로 이 곳이다.
파크 팻말이 좀 특이하게 생겨 무슨 숲 속에 위치한
회사 간판인줄 알았다.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이며 작가였고 컨저베이셔니스트였던 프란시스 코트라이트 박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고
비교적 최근인 천구백칠십구년도에 오픈 했다.
소나무숲이 잘 조성되어 있고, 공원의 숲 속 복판에는 단풍나무 또한 많아 메이플 시렆을 채취해서 가공하는곳도 있다.
그리고 늪지대도 있고 햄버강을 끼고 자연 저수지같은
호수가 있는데 생태계 보호구역이면서 시민들이 조류나
어류를 관찰 할 수있도록 잘 유지되고 있다.
중간 중간에 표지판도 잘 되어 있어 애들에게 자연 학습관
삼아 산책시켜도 교육상 좋은 곳이 아닐까 싶다.
내 한의사 친구랑 둘이서 이번 주 일요일 새벽 산행은
이 곳으로 잡았다.
부동산 하는 친구와 쉐퍼드에 식당을 하는 선배님도 온다고 들었는데, 안나온 것을 보면 새벽에 일어나는 일이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조촐히 둘이서 차거운 겨울의 아침공기를 느끼며 산행을 시작했다.
영하 십도는 되는 날씨이지만 숲 속은 더 온도가 낮은지,사진 찍느라 잠시 장갑을 빼면 손이 시리다 못해 아팠다.
그리고 겨울 산행은 강도의 복면 처럼 눈만 빼꼼히 나온
바라클라바가 필수인 것같다.
없으면 안면과 특히 볼이 시러워 참을수가 없다.
그래서 코마저 넣고 싶은데 코를 넣으면 숨이 막히고 해서
덮었다 뺏다 그러면서 산행을 했다.
그래도 좀 시간이 지나니 등어리에 열기나 나며 땀방울이
흘려 내렸다.
와엠시에 가도 실내의 러닝 머신에서 땀흘리고 뛰는 것은 보통 독한 맘이 아니고는 못 하는데 산행은 한번
띈 걸음 안 갈 수가 없어 자연스럽게 운동이 되는 것같다.
그리고 동반자가 있어 걸음을 맞추다 보면 운동강도도
자연스레 높아진다.
한국에서 산의 정상으로 하염없이 올라가서 호쾌하게
"야호!" 하고 지르는 맛은 없어도 숲 속으로 오르막 내리막이 연결되어 설악산 서북능선을 걷는 느낌이다.
조금 오르막이라 숨이 찼다 싶으면 이내 내리막 길이다.
그래서 마치 인터블 트레이닝을 하는 느낌이고,
길이 숲 속으로 연결되어 여름에는 덮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눈 덮힌 숲 속의 눈길을 서걱대며 걷는 맛도 좋다.
친구에게 그렇게 말해보니 건강에 관한 전문 한의사로서
사실 관절 부위에도 무리없어 캐나다에서의 산행이
오히려 몸에 좋다고 한다.
계속된 오르막과 또 하산시에 계속된 내리막길도 없어
관절에 무리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토요일에 같이 산행을 회원중에 여자 회원분들은
숲 속의 츄레일이 햇빛에 노출되지 않아 더욱 좋아하고,
특히 코트라이트 공원의 숲 길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한참 언덕길을 오르내리다
가 강가도 지나고 늪지대도 지나면서 갈대밭도 통과한다.
조그만 숲 길에 다양하게 연결되어 있고 볼 거리도
많다.
그리고 메이플 시렆을 가공하는 곳에 잠시 쉬어 간다.
숲 속의 별장 같은 느낌이다.
테이블이 두어개 놓여 있고 근처에 나무도 쌓아 두어서
가끔 시간이 되면 불도 때고 두어시간 쉬었다 가기도 한단다.
한참 사진을 찍다 보니 전확기 밧테리가 방전되어
이 장면은 담을 수가 없었다.
친구와 둘이서 차를 마시면서 쉬었다가 갔다.
이번에는 친구가 생강 꿀차를 준비 해왔다.
주치의 겸 요리사를 동반한 산행같다.
그리고 여기 숲 길에는 영어 알파베트가 표시 되어있고,
츄레일의 지도에 잘 설명되어있다.
지도는 컨저베이션 사무실에 가면 구할 수있다.
그렇게 밧데리도 다되어 사진도 찍을 수없어 산행만 전념했다.
숨이 차 오르고 허벅지가 뻐근한 것이 존재감이 팍팍 느껴진다.
그리고 또 한가지,
선탠 로션을 미리 바르고 가는 것이 좋다.
눈에 반사되어 얼굴이 타고, 선글레스도 미리 준비해서
눈길을 지날 때는 필요 한것 같다.
그리고 급히 쓰다 보니 지나갔는데 츄레일 중간 중간에 사슴 발자국이 나있었다.
발자국으로 봐서 꽤나 큰 것 같다.
친구 얘기로는 가끔식 본다는데 오늘은 발자국으로만 확인했다.
그리고 새를 위해서 먹이를 준비 해 둔 곳에서 여러 종류의 새들이 해바라기 씨며
먹는 모습을 볼 수있었는데 사진 찍을려니 가지 사이로 날라가버렸다.
그리고 철새 도래지 처럼 보이는 얼어 붙은 조그만 호수의 전망대에서
보니 팻말이 보였다.
"뤀 다운 뤀 클로우즈"
내려와서 가까이 보란 뜻일게다.
그 말이 왜 그리 정겨운지 모르겠다.
습지대 위로 나무로 길을 만들었는데,
물론 보고 지나는 사람을 위해 만들었겠지만,
친구 얘기론 다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만둘어 졌단다.
그리고 도심지에서 이십분도 안되는 거리에서 이렇게 숲이 깊이
있을 줄 나 또한 잘 몰랐다.
한국같으면 서울에 비교될 토론토에서 이 정도 산행을 하면 벌써
몇 사람을 만났겠지만 여기 캐나다에서는
사람의 흔적 역시 발자국으로만 확인했다.
넓은 자연 속에 살아가는 캐나다의 사람 역시 한 종류의 동물처럼
자연에 묻혀 찾아야 보이는 느낌이었다.
오늘 아침 산행시 토끼라는 동물도 보고 새라는 동물도 보았지만
사람이란 동물은 사슴처럼 발자국으로만 확인했다.
발자국이 큰 곳으로 키 또한 컸을 것 같았다.
물론 시즌에는 사람이 보이겠지만.
그리고 여기 공원 역시 가을에는 단풍이 일품이다.
지금은 숲길을 따라서 한 쪽은 소나무 같은 침옆수가 빽빽하고
다른 쪽에는 지금은 낙옆이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지만 활옆수인듯한 나무로
계절을 기다리는 듯하다.
봄에 다시 오면 다른 색깔의 숲길을 담아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