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중국인 친구 몰리와 대를 이은 중국계 이민사
내 친구 몰리다.
중국계 캐너디언인데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항상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옆에 그냥 있어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분이다.
나이가 팔십한살인데 아직 까지 일을 하고 있다.
건강한 모습으로.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운동과 좋은 음식이라는 데
어제밤따라 운동하는라 더 상기된 얼굴에 들고 있는
사과보다 피부가 싱싱하다고 얘길했더니
애기처럼 좋아 하신다.
이름이 몰리고 성이 임씨이다.
연세가 연세인지라 어르신보고 이름부르기 뭐해서
내가 이름 몰리가좋은지 미스터 임이라고 정중하게 부르
는게 나은지 물어보니 그냥 몰리가 좋다 하셨다.
그래서 몰리 몰리 그러고 있다.
젊은 나와 맞먹어 젊음을 유지하시는 모양이다.
얼마전 들은 얘기인데 육십되신분 몇 분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 봤다고 했다.
나이 오십에 가능한 다소 무리되는 운동을 시켰는데
첨엔 힘들어 했지만 나중에 검진을 해보니 그 전보다
훨씬 젊게 측정이 되었다고 했다.
그 기관에서 한 말이 나이를 잊고 사는 것이 젊게 사는 것이 젊어 지는 비결이라 발표했다.
그런데 몰리를 보면 이해가 간다.
어젯밤엔 새벽 한시가 넘은 시간인데 운동하고 계셨다.
주로 보면 스트레칭을 많이 한다.
온몸을 고양이처럼 구부리고 늘이고 비틀고 몸이 아직
유연하셔서 참 부드러워 멀리서 보면 삼십대 처럼 보인다.
그리고 아령으로 적당한 중량 운동을 한다.
동작 자체가 민첩해서 팔십대라고는 보이지않는다.
그리고 기억력도 좋아 저번에 지나가면서 한 얘길를
다 기억하고 계신다.
어쩌면 기억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람에 대한 자상함이
영혼을 감싸고 있는 느낌이다.
몰리의 아버님은 돌아가셨지만 천구백오년도에 이민을
열다섯살에 오셨다고 들었다.
뱅쿠버에서 살다가 캘거리에 가서 식당을 하셨다.
그래서 내가 식당일을 한다고 했을 때 참 힘든 일이라며
위로(?)를 해 주었다.
당시에는 대륙횡단철도를 부설하고 난 뒤에 많은 중국인들이 눌러 살기 시작할 때인데 인권도 보장 안된
힘든 시대였다.
힘들지 않았냐면서 물어 봤을때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옛날에는 차별도 많았단다.
천팔백팔십오년경인가에 대륙횡단 철도가 부설되었을
당시까지만도 만오천명 넘는 중국노무자가 들어 왔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왔지만 거의가 다 중국 본토에서 전쟁을
피해 살기위해 온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천팔백년대 중반에 내전으로 죽은 중국인이 이천만명이
넘었다고 할 정도였으니.
여기 와도 만만찮았다.
록키산맥 구간 사백킬로 정도 철도 부설할 당시에
많은 중국 노무자가 죽었고 산맥넘어가는 부분에서
일피트에 한명씩 죽었다고 중국 커뮤너티에서는 얘기하는
데 다소 과장은 되었다고 했다.
지극히 소극적 당시의 정부 발표는 육백명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더 많은 숫자는 사실인 것같다.
한 십 년전인가 당시의 캐나다 수상 장 크라티엥이 중국
커뮤너티를 방문해서 당시의 일에 유감과 공로를 표명하고는 상당한 돈을 기탁했었다.
천구백년대 초 정부보고서에 중국사람은 매춘과 도박,
아편만 일삼는 집단이라고 묘사되었다.
당시에 중국에서 남자가 공식적으로 만명이 넘었고
여자는 백육심명 정도 였으니 수도승도 아닌 일반 남자로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같다.
아편은 당시에 영국이 가르쳐 보급했었고 뭐 그 척박한
땅에서 사람대접 못 받는 중국사람의 소일 거리가 없으니
도박을 했을 것같다.
그런데 내가 봐도 중국사람은 술은 잘 안마셔도 도박은
정말 좋아하는 것같다.
천구백년대초 중국 사람이 싼 임금으로 일을 하니 그 쪽
계통 캐너디언 노무자들 중심으로 배척운동이 일어나
중국과 일본인 들 숙소로 쳐들어갔다는 기록도 있다.
그 비슷한 시기 천구백팔년도에 캐나다 작가 몽고메리가
뉴욕에서 빨간 머리 앤을 발표했을 즈음이다.
같은 하늘 아래 중국사람은 당시에 캐나다에 있어도
있는 존재축에 속하지 못할때였다.
그리고 이민을 규제하기위해 어마어마한 돈의 인두세를
매기다 천구백이십삼년도인가 아예 중국사람에게는
이민 문호를 막았었다.
그래서 이차대전 때는 중국계 캐너디언들이 존재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전도 하고 세상의 물결도 흘러가며 점차 신장되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물론 중국사람은 선거권도 없었고 그런 환경에서
전문직으로 진출한다는 참 힘든 현실이었던 것같다.
몰리의 직업은 치과의사인데 참 당시의 현실 속에서
많은 노력을 했었던 것같다.
그래도 참 그 연세에 구름 한 점 안 보인다.
그래서 건강하신건지.
오늘도 일을 끝내고 오셨다고 했는 데
치과는 예민한 손 동작이 필요할텐데
물어보니 다행히 운이 좋아 아직 손 동작이 부드럽단다.
허긴 손 뿐만 아니라 몸도 부드럽고 맘도 따뜻하다.
말씨도 보통 중국 분과 달리 사근 사근하다.
아마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몰리를 따라 해보면 될 것같다.
그리고 불과 백년 사이에 참 세상이 많이 변한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