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유학생 선배님의 딸 2. 함께한 시카고 여행
예지는 대학원에서 유전공학을 공부했다.
그 때 스트레스 받는 돼지는 맛도 떨어진다며 스트레스
받는 돼지의 유전자를 분류하는 연구를 한국에서 하고
왔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일을 재미있어 했다.
나중에 한국가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연구소에 취직을
했다.
그리고 제작년인가에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잘 살고있고 우리 선배님은 손주를 봐서 그냥 할아버지가 되었다.
동안의 우리 선배님이 할아버지라는 것이 믿기는 않는다.
그 때 캐나다에 와 있을 동안 예지 나름대로 식당에서 다른 동료랑 어울려 일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참 무난하게 어울렸던 것을 보면 속으로
많은 생각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집에서 생활하는 것도 큰 딸이 고등학교
다닐 때 사춘기를 겪을 시기에 애 들 비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예지는 조용히 자기 할 공부를 차분하게 해나갔었고 외유 내강 스타일이라 어디에 있어도 튀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존재감이 시간이 지나며 빛이 났다.
어느 날 식당에서 일을 하다 예지가 우리 식당에는
벌레가 많다면서 얘기를 해서 다들 눈이 동그라니 쳐다
보았다.
내 한테 식당일에 대해 물어 보면 그냥 얼래 벌래 하라면서
주로 대답을 한단다.
그래서 얼래도 많고 벌래도 많다고 얘기를 해서
듣고 있던 미스터 강이 웃느라고 쓰러졌다.
나도 내 측근이 일을 하고 있으면 어느 편도 거들기도 그래서 중립을 지킬려 노력하는 데 그 한마디에
우리 식당의 메인 스텦이 되었다.
그리고 예지는 누구보다 어학연수를 와서 시간을 알차게
잘 보냈다.
정말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면 어학연수오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느껶다.
꾸준히 학원도 잘 다니고 후에는 영어를 가르치는 테솔
자격증도 따고 서둘지 않으면서도 할 것은 다 해나갔다.
여기와서 친구도 너무 어울리다 보면 자칫 포커스가
약해 지기도 하는 데 예지는 대학 교수님 딸이라는
비슷한 또래의 어학연수온 한 친구만 대개 만나고
일불러 절제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해 년말을 보내고 난 뒤에 같이 시카고로 가족 여행을
갈 때 예지와 그 친구까지 여섯명이 같이 갔었다.
겨울에 가는 시카고야 별로 할 것도 볼 갓도 많지는 하지만
그래도 토론토보다 엄청나게 큰 도시이고 한인들 또한
많아 먹거리도 많고 살 거리도 많았다.
시카고에 사는 포철을 같이 다녔던 친구는 육년전에
못 살겠다고 한국에 돌아갔다가 막상 가 보니 징그럽던
미국의 여유로움이 다시 끌려 미국에 자리 잡았다.
매형 도움으로 세탁소를 좋은 위치에 셑업해서 비즈니스가 다행히 잘 되어 집도 사고 해서 추운 겨울에도
얼굴에 꽃이 폈다.
참 그전에 와이프가 특히 우울증으로 어둡던 얼굴이 완전히 밝게 변했다.
영어랑 상관없이 경상도 아줌마 박력으로 크게 소리치고
웃고 인사하고 하니 손님도 점점 늘어 갔다.
일하는 기술자는 멕시코에서 온 친구가 아주 잘하고 있었다.
멕시코 사람 잘 만나면 정말 일 잘 하는 것을 그때 봤다.
그저 주인은 가게 문 열고 땡큐만 크게 소리 지르면
돈이 들어오는 것 처럼 보였다.
그리고 시카고와 근교만 해도 한국교민이 이십만 정도 된다고 하는데
그만큼 한국식품점이 대형화되어 없는 것이 없었다.
광어도 직접 포를 떠준다.
파운드에 사불 가량하니깐 정말 싸고 먹을 만하다.
내가 광어를 사고 무우를 사서 돌려깍기해서 얇게 채를
썰어 물 속에 담그두면 저녁무렵에 먹을 때쯤 되면
무우갱에서 빛이 난다.
그리고 광어도 미국은 잔연산인데 뭔가 물기가 많아
물컹한 느낌이 드는데 페이퍼 타월로 싸 놓었다가
먹기 삼십분 전에 냉동고에 넣었다가 먹기 직전에
사시미를 하면 기가 막힌 질감을 느낄 수있다.
친구네 큰 아들도 시카고에서 못 먹던 맛이라고 감탄해서
갈때마다 해 주는 특식이 되었고 너무 좋아한다.
한국 사람 입맛에는 광어 만한 것이 없는 것같다.
그날 밤 친구도 멀리 포항 출신의 예지 까지 있으니깐
시카고가 아니라 포항에서 회식을 하는 느낌이었다.
식사후 기타를 들고 노래도 하고 정말 한국같은 느낌으로
고향의 밤을 고향사람과 함께 했던 밤이었다.
그 뒤에도 시카고를 가면 한국에서 온 손님의 안부를 묻곤 한다.
해외에는 우연한 고향사람과의 작은 만남도 소중한 추억이 되는 것 같다.
시카고는 사실 은근히 볼 거리가 많은 큰 도시인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