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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마지막 보이스카웃 미스터 강

박진양 2012. 9. 29. 10:03

식당을 하다보면 대개 삼년이 지나면 하기 싫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오 년이 지나면 또 하기 싫어지고 일이 징그러워

진다고 했다.

그런데 돈 번 사람은 한 군데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돈을 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보면 돈을 벌기 때문에 그 자리를 지키지않을 까 싶다.

대개 식당해서 재미를 보는 확률이 이십 퍼센트 미만이고

은행에서 식당의 성공율도 이십퍼센트 안밖으로 보는 것

같아 요즘에는 웬만해서는 식당 셑업할때 조차 융자를

꺼리는 추세이다.

그런데 돈 벌려려고 시작한 비즈니스가 별로 재미도 못보고 현상유지만 하는 경우만큼이나 힘든 것은

잘 없는 것 같다.

이천오년이 되면서 내 경우도 지칠 만큼 지친 것 같다.

꾸준히 할려고 맘은 먹지만 본심에 없는 의욕은 타이어에

작은 구멍이 나 바람 빠지듯 얼마 달리다 보면 쉽게 지쳐갔다.

그래도 다시 한번 하는 데 까지 해보자는 맘이 들었고

사실 새로 시작하는 자체가 겁도 났다.

나도 나이가 사십다섯이 돠니깐 나이만큼이나 무거워져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자체가 엄두가 안났다.

그즈음 스시바에 주방장겸 보조를 할 사람을 뽑았다.

보조 정도 되는 직원을 시간이 지나며 주방장급으로 키워

우리 식당의 사람으로 만들려 했다.

어느날 한분을 면접을 봤는 데 아주 사나이 답기는 한데

좀 긴가 민가 했다.

그래서 그때 마침 골프예약도 되어있고 본인도 골프를

좋아 한다길레 둘이서 골프를 쳤다.

나 나름대로는 중요한 자리라 적당한 사람의 인성이

더욱 중요한 것 같아 운동을 해 보면 판단이 설 것 같았다.

그런데 라운딩을 해 보니 내가 감당하기는 벅차서

정중하게 채용을 못한다고 얘기를 했다.

그리고 두어달 후에 적당한 사람을 구하지 못해 그 친구가

또 전화가 와서 같이 일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미스터강과 일을 시작했고 이년동안 꾸준히 자리를 지켜 나중에는 그 친구에게 당시에 좋은 조건으로

가게를 넘겨주고 새로 애브뉴에 있는 이 식당을

셑엎해서 오게 되었다.

나중에 미스터 강이 왜 자기를 첨에 안 뽑았냐고 물어 보길래 있는 그대로 얘기를 했다.

자기 주장이 강해서 내가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았고

두번째는 별 사람 없는 데 두번 씩이나 와 준데 대해서

고마웠고 또 사실 왠만한 사람은 자존심이 상해서

전화를 안하는 데 그런 요소를 넘을 만큼 내공이 느껴져서

키워 보고 싶었다고 얘기를 했다..

그런데 미스터 강은 대학교 다닐때 학생회장도 했던 만큼

리더슆이 있었고 책임감이 강했다.

아주 남자 냄새가 나는 사람인데 섬세하고 은근히 꼼꼼한

내 밑에서 버텨 주는 것이 고마웠다.

나이도 네 살 내가 많아 형처럼 생각하고 서로 술도 한잔

하면서 인간적으로 많이 친해졌다.

하지만 사람의 질량감이 타고 나는 것인지 그냥 형 동생

오너와 종업원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내가

늘 끌려 다니는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식당에서의 업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책임감이

남달라 믿고 맡길 수가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의지도 되었고 그만큼이나 내 맘은 약해짐을 느꼈던 것 같다..

나중에 미스터강은 교주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별명에 어울릴 만큼 후덕하게 생겼고 덩치도 듬직하고 매너도 있고

포스도 있었다.

한번은 겨울에 출근을 하다 식당 근처까지 걸어 오는데 중국인 여자 운전자뒤로

덩치 큰 백인 남자 두명이 따라와서 소리지르고 위협하는 것을 보고 는

남자들 사이에 가서 막았단다.

본인도 다음 행동에 겁이 났지만 그냥 지날수는 없어서 응급결에

그랬는 데 다행히 그 백인들이 그냥 가주어서 다행이었다고 들었다.

그래서 그 중국여자운전자가 뭐라 했냐고 물었더니 그냥 휑 하니

차를 몰고 가버렸단다.

그래도 또 그런 자리는 그냥 지날수는 없다 했다.

마지막 포스가 있어 은근한 매력이 있는 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