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내 얘기 7. 뉴욕에서 오는 손님
외국영화를 보면 서양 사람들이 한국사람보다 자유분방
할 것 같은데 실제로 캐나다에 살아보면 생각보다 보수적인 것같다.
미국도 캐나다보다야 조금 더 오픈되어있지만 역시 보수적이다.
남녀가 사귀는 것도 대체적으로 상당히 오래 사귀고
파트너가 잘 안바뀌는 것같았다.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자유롭지만 한번 선택하면 자기
판단을 믿어서인지 오래 간다.
우리식당의 단골 손님 한쌍이 이번에 결혼한다.
오늘도 왔고 이번 주 목요일 약혼녀와 장모님 될 사람을
우리 식당에서 만난다고 했다.
아마 상견례가 될 것 같다.
그 손님 이름은 매트라고 일주일에 한두번 길어도 이주에
한번은 꼭 오는 데 뉴욕에 살고 있다.
뉴욕 엔비시 방송의 아나운서로 일한다.
보통 캐쥬얼 차림으로 오는데 급할때는 방송용 화장을
지우지 못하고 양복차림으로 올때도 있다.
항상 공항에 내리자 마자 바로 전화로 오다를 하고 달려온다.
혼자서 꽤 많이 오다를 해서 스시를 즐기는 데 뉴욕에서도
여기만한 음식이 없다며 항상 퍼펙트하다고 칭찬을
해준다.
약혼녀가 토론토에서 의과대학을 다니는 데 이번에
졸업하고 의사가 된다고 했다.
시간이 되면 식당에서 둘이서 사이좋게 먹고 가고
바쁘면 테이크 아웃을 해서 가져 가는 데 항상 팁도
후하고 립 서비스가 좋아 웨이츄레스도 좋아하는 손님이다.
지난 오년 동안 사랑도 지키고 식당도 지켜주는 고마운
손님이다.
그래서 지난번에 사진을 찍고 이메일로 전송하면서
뭔가 스페셜을 해주겠다고 했는 데 내 영어가 시원찮아
오해를 했는 지 공짜를 안 좋아 하는 지 그냥 지나가서
나도 그냥 주는 음식을 성의껏 만들어 준다.
여기 사람은 자기가 생각한 개념 너머에 무슨 행동을
하면 이해 시키기에는 힘 든 것같다.
내 영어 실력도 짧은 탓도 있지만.
어쨋든 매트는 지난 오년 동안 꾸준히 출석해오는 모범소님 이었다.
하얀 겨울 눈이 펑펑 내려 아무도 없는 식당에 눈을 툭툭 털고 들어와 존재감을 심어준 정말 고마운 손님인데
이번 목요일에 나도 조그만 선물을 하나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