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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편을 보고

박진양 2012. 9. 16. 16:58

 

모처럼 혜진이 엄마랑 영화를 봤다.

서점에서 한국말 자막이 나오는 영화인데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라는 제목으로 여기말로는

워킹맘에 대한 얘기인데 너무 재미있게 봤다.

정확히는 잘 모르지만 섹스 앤 시티의 주연 여배우 였던것 같고 직장의 그룹 사장으로 나오는 배우는 피어슨 부론손이였다.

그런데 한국말 자막이 있으니깐 영어로 하는 말이 너무

쉽게 와 닿았다.

여기 살다보니 한국말도 요즘 말은 낯설어 "짝" 이라는

티비 프로 볼때는 잘 안드려 볼륨을 이십이상 올리는데

자막으로 쫴맨 도와주니 속사이는 소리 같이 다 들려

위의 애들 생각해서 십이하로 내려도 귀에 속속 들어온다.

어차피 동네 사람이 하는 얘기라서 그런가 보다.

여기서 여행을 하고 다녀 보니 영화에 나오는 풍경

반이상은 낯설지않다.

도시를 배경으로한 영화 삽분의 일은 뉴욕 맨허턴의 시내

아니면 바닷가 그리고 신츄럴 파크가 나온다.

그래서 친숙하다. 많이 가 봐서.

오늘 영화는 평범한 소재인데 참 특별하게 느껴졌다.

영화의 나오는 펀드 상품을 개발하고 만드는 금융업에

종사하는 좀 있어보이는 주인공이 우리 동네 사람이라는 느낌이라

뭔 뜻인지 잘 와 닿았다.

그리고 쉽게 돈 버는 것 같은 사람들도 대충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을 많이 희생하면서

이루기때문에 자기가 먹는 음식도 똑같이 요구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를 보고 난뒤 이런 대화를 혜진이 엄마와 나누고

오늘 식당에 있었던 일과 딜리버리 갔을 때 얘기를

들었다.

보통땐 집에 오면 절대 식당 얘기 하지도 듣지도 않는다.

징그러워서..

영화가 주는 마력인가 보다.

그런데 지난주에 유태인 무슨날이라 평일에 없다가

주말에 쏠렸다.

오늘 우리 식당에 아주 단골이 있는 데 마이클이라고

키도 자그마한 남자가 애교와 재치가 넘쳐 깐죽거리는

느낌까지 오지만 오다가 큰 손님이다.

그 친구가 옆에 스시 올유캔잍집이 생겼는 데 괜찮냐면서

약간 생각해주는 톤으로 얘기했다.

나는 하도 말많은 친구라 대충 듣고 끄덕이고 너도

한 번 가봐라고 했다.

오늘 첨 오년 만에 그친구가 자기 쟙이 변호사라면서

자기는 그런 음식은 안 먹는 단다.

퀄러티가 있어야한다면서.

그리고 헤진이 엄마 오늘 손수 딜리버리 다니니깐 손님들이

알아보고 얘기도 많이 들었는 데 자기들은 나라스시

특히 애들과 와이프가 팬이라면서 팊을 십불 에서 이십불

주면서 고마움을 표하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참 신경 쓰면 아는 사람은 아는 구나, 싶었다.

내가 하는 일에 돈을 떠나서 신념을 유지해야 겠다는

맘이 들었다.

캐나다에 살며 요즘 느끼는 것인데 외국생활은 철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철학이 뭔지 정확히 정의를 내리지는 못하지만

삶에 대한 어떤 흔들리지 않는 객관적인 기준이 아닐까싶다.

그리고 남의 지나가는 말에 흔들지않는 호도알맹이 같은

나 나름대로의 삶에 대한 주관이 여기 캐나다에서 필요한

것 같다.

여기 풍경이 정말 아름답지만 그 풍경에 뛰어 들때면

처연할 정도의 외로움이 밀려온다.

그래서인지 여기와서도 한국사람들 많이 몰려 다니고

대접 받기를 원한다.

생각해보면 학위나 학식이나 지위를 떠나 진정한 철학이 빈곤해서 인 것같다.

영어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어떤 것을 진정 이루고 누려 봤다면 굳이 다른 사람의

구걸어린 인정은 필요없을 텐데.

나 처럼 못해봤다면 끌덕대는 것을 이해할텐데.

캐나다의 외로운 아름다움을 느끼려면 내공이 필요한 것

같다.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내 느낌이 모든 외로움

을 떨쳐 낼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영화 한편의 일상속에서도 그 느낌을 나름대로 표현

할려고 애쓰는구나 싶었다.

이번 돌아오는 월요일 멀리 사백킬로 떨어진 지인의 집에

갈까 했는 데 혜진이 엄마랑 단둘이 하루여행으로 세익스피어 연극 상연 도시

스트래포드에 가서 조용히 극장 주위 호숫가 산책도 하고

와인 한잔 마시며 파란 가을 하늘에 걸린 나뭇가지 지나는 바람소리를 느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