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민 온 십육년이 넘는 시간에 캐나다 경기가 좋다고
얘기를 들은 적은 없는 것 같고 늘 안 좋았는 데
요즘은 정말 심각한 것 같다.
특히 부동산 경기는 지난 사월부터 얼어붙어 있다.
어제 모처럼 잘 나가는 부동산 에이전트 광오씨와
술을 한 잔했는 데 정말 심각하다고 한다.
그 친구한테 그 정도 얘기를 듣기는 처음 인 것 같다.
토론토에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본인 브랜드를
가진 블로케이지인데 아예 본인 건물이지만 사무실을 닫고 임대를 놓고 버티기 작전으로 바꿨다고 한다.
나도 직원 한 분을 자리를 알아보라고 얘기를 했지만
자리를 못 구하는 것 같고 다행이 지난 주부터 전 만큼은
아니라도 조금씩 매상이 회복되는 것도 같고 해서
자리를 못 구하면 하는데 까지 해보자고 얘기를 했다.
지난 주 어느날인가 집을 팔아서 유지하자는 얘기를
혜진이 엄마에게 하고 결정을 봤다.
참 강인한 혜진이 엄마 성격에도 눈물이 맺혀
큰 집도 아니고 네 식구 사는 집하나 지키지 못하고
살아야 하냐면서 울먹였다.
참 산다는 게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는 것이 내가
힘들어 보니 더욱 알 것 같다.
솔직히 배 부른 돼지가 되고 싶은데 자꾸만 배 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는 쪽으로 현실은 밀어부치고 있다.
그냥 흐름대로 최선의 선택 뒤에 또 차선의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힘든 시간을 이기는 방법인 것 같다.
집 수리도 했고 해서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요즘 시세를
알아보니 제 값도 못받고 해서 내년 이월에 다시 내어
놓기로 했다.
예정대로 룸렌트를 하는 방법을 써야 할 것 같다.
방 하나에 오육백불 정도 하니 방 세개 까지 놓아 살림에
보태야 겠다.
그리고 지난 두달동안의 궁리끝에 메뉴 작업이 오늘로
완성되었다.
참 하기 싫은 가장 귀찮은 것 중의 하나가 메뉴를 새로
만들거나 보충하는 일이다.
하지만 지난 삼년 간 바뀌지않고 손님의 취향도 분석했고
무엇보다 올 유캔 잍 레스토랑이 우리 식당옆에 생겨
그 식당과 차별될 수있는 아이템을 넣어 보았다.
고등어 구이나 하마치 가마 구이도 귀찮아도 바베큐 부분을 보충하고 스팀 슈마이도 넣어 보고 롤 부분에
차별될 수있는 것을 두달간 여러번 시험끝에 새로 넣었다.
그래서 우편으로 이 지역에 찌라시를 뿌릴 예정이고
다음 주에는 배달될 것같다.
우리 손님들도 이사를 간 가정도 많아 새로 온 사람에게
피알도 필요 할 것 같다.
보통 이 정도 하면 이 삼천 불 정도 든다.
찌라시는 한국사람이 하는 말이고 여기에서는 테이크아웃 메뉴라고 한다.
테이크아웃 메뉴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 중 제일 저렴한 방법을 택했다.
찌라시를 인쇄하는 회사의 영업 직원은 홍콩계 중국인이다.
위키라고 지난 십오년 동안 꾸준히 해 온 오랜 친구이기도
한데 이처럼 경기가 안좋으면 그 회사는 더욱 잘된다.
불경기를 먹고 산다고나 할까.
캐나다 불경기 덕으로 꾸준히 성장을 했다.
오늘로 찌라시 인쇄의 마지막 수정을 끝내고 내일 부터
인쇄에 들어간다.
찌라시를 찾으면 식당안에 쓰는 메뉴도 만들고
웹사이트 수정작업도 맡기고 아마 다음 주말부터는
매상이 좀 오르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매뉴 작업 하면서 계속 수정을 해 주신 용희형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메뉴 작업을 한 달 이상 계속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짜증이 날 터인데도 그래도 그렇게 라도 만날 기회가
생긴다며 큰 키에 사람좋은 웃음으로 답을 해 주었다.
메뉴만 이렇게 만들려면 이 삼천불은 드는데 인쇄는
다른 곳에 맡기고 작업비는 술 한잔 마신 것으로 한다는 데
솔직히 고마웠다.
참 별로 돈도 안되는 찌질한 일을 성심껏 도와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이 것이 마지막 수정이고 장사도 잘 됐음 좋겠다.